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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수 있는 새벽을 갖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 나를 알아가기 위해 브런치를 열었다

by 머니데일리

소음이 없는 시간을 찾고 싶었다

하루는 늘 누군가의 시간으로 가득했다.

회사의 요청, 가족의 일정, 피드백과 수정과 회의와 전화.
어느 순간부터는 내 생각을 끝까지 붙잡고 있을 틈도 없이 하루가 흘렀다.


그러다 문득, ‘나는 오늘 어떤 말을 하고 싶었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그걸 어디에도 풀지 못한 채, 매일 덮고 잠들고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브런치였다. 누가 보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나 혼자 조용히 써내려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나도 써보고 싶어졌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어느 날, 퇴근길에 우연히 읽은 한 편의 글.
지극히 사소한 일상인데 어쩐지 마음에 남았다.


그 글 덕분에 그 사람의 하루가, 생각이, 감정이 전해졌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글을 써보고 싶어졌다.
거창한 정보도, 멋진 문장도 아니어도 좋으니까.
내 말이 누군가의 밤에 가닿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기록은 나를 지켜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엔 하루를 정리하는 수단이었다.
말로는 꺼내지 못할 마음을 문장으로 적어보며
나는 내 감정의 주인이 되어갔다.


글을 쓰면 마음이 정리됐다.
정리된 마음은 나를 덜 흔들리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장들 속에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그렇게,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기록의 공간이 되었다.


좋아요보다 기억에 남는 글을 쓰고 싶다

조회수나 공감 수가 높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진심으로 쓴 글은 언젠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는다는 걸 믿고 싶었다.
내 글이 책이 되지 않아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는 구절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브런치에는 그런 글이 많았다.
자랑이 아니라 고백이었고, 정보가 아니라 감정이었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나만의 속도로 써내려간다

이제는 매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괜찮다.
브런치는 나에게 ‘글쓰기의 리듬’을 되찾게 해주었다.


조급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으며,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적당한 거리에서 글을 써나간다.


그렇게 한 편, 또 한 편이 쌓여
어느 순간, 내가 걸어온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한 문장을 적어본다.
읽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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