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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요 그 이후...

by 어느니


10년 전 임플란트 시술한 부위가 시큰거려 예약 후 치과에 들렀다.

4년 전에 점검받고 오랜만에 들린 거다

당시, 의원이 아닌 병원 수준의 임플란트 전문치과로 소개받아 간 곳이다.

병원장 프로필도 탄탄하고 꼼꼼하게 해 준다는 말에 감응이 되어서 선택한 치과다.

다른 치과대비 비용이 훨씬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4년 만에 들렀지만, 간호사들은 바뀌지 않았고, 여전히 그대로다.

의료기구도 사람도 분위기도 오랜 흔적이 느껴졌다

간호사가 사진을 찍는다며. 뭔가를 입안에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나도 해보니까 참 힘들던데, 힘들겠지만 힘을 쭈욱 빼 보세요"

예전과 달리 공감하는 멘트 하나가 추가되었다. 입에서 그리 익숙해 보이진 않는 듯하다

예전엔,

"힘들더라도 참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두 번 세 번 찍어야 합니다 "

힘을 쭉 빼고 임플란트 시술한 부위에 사진을 찍었다.

얼마 안 있어, 병원장이 와서 사진을 보고 입 안을 확인했다.

"임플란트 부위. 아무 문제가 없어, 반대쪽도 별 문제없어 보이네"

"그래요? 이빨사이에 이물질이 끼어요"

"그건 다른 처치를 해야 하는 거고 양치를 열심히 하세요"

"어떻게 아픕니까?"

"그쪽이 의식이 되고 우~리합니다"

"신경성일까요?"물었다

의사는 벌떡 일어서더니,

"모르겠어요 양치 열심히 하세요" 하곤 가 버린다

"아니 모르겠다니 뭐지, 이건"

"전문가가 모르겠단 말을 이리도 쉽게 내뱉는다고?"

방법을 찾아 해결해 줄 여지는 전혀 없어 보이니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진다고 하더니

모르겠다는 말에 내심 부하가 올랐다. 모른다 는 것이 대단한 진리라도 되는 냥.


그 이후 다른 방도가 없으니, 우선 양치를 꼼꼼히 열심히 한 거 같다.

몇 개월이 지나고 어느 순간, 이물질이 끼어 씹지 않고 방치했던 어금니 부위에 내 혀와 이빨이 움직이며 음식을 씹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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