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붙잡음의 사람 야곱
– 빈들에서 시작된 믿음
에서와 야곱은 쌍둥이였다.
같은 날 태어났지만,
먼저 나온 형과 뒤따라 나온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두 사람의 자리는 처음부터 달랐다.
형 에서는 태어난 순서만으로
많은 것을 먼저 가질 수 있었고,
야곱은 늘 기다려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야곱의 마음에는
어릴 때부터 말로 하지 못한 질문 하나가 자라났다.
“나는 왜 늘 두 번째일까.”
그 질문은 욕심이 되었고, 불안이 되었고,
마침내 붙잡고 싶은 마음이 되었다.
야곱은 나쁘기만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다만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간절히 알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선택이 그를 빈들로 이끌었고,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비어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은 야곱을 찾아오셨다.
1. 루스가 벧엘이 되다
– 빈들이 하나님의 집이 되다
야곱은 늘 두 번째였다.
형보다 먼저 태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걸음 뒤에 서 있어야 했다.
형이 지쳐 돌아온 날,
야곱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번만큼은…
나도 내 자리를 갖고 싶어.”
그 순간,
야곱의 선택은 욕심에서 시작되었다.
배가 고팠던 에서는
팥죽 한 그릇 앞에서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별다른 생각 없이
장자의 명분을 동생에게 넘겨주었다.
야곱의 그 선택은
곧 떠남이 되었다.
아버지의 축복을 속여 받은 뒤,
야곱은 집을 떠나야 했다.
집을 떠난 밤,
야곱은 혼자가 되었다.
기댈 것도, 붙잡을 것도 없이
돌 하나를 베고 빈들에 몸을 눕혔다.
마음은 텅 빈 집 같았다.
그때,
아무도 찾지 않던 그 자리에서
야곱은 꿈을 꾸었다.
하늘과 땅을 잇는 길,
오르내리는 천사들,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음성.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와 함께 있다.”
야곱은 처음으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다.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그 자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여기는 평범한 땅이 아니야.”
그는 돌을 세우고
그곳에 이름을 붙였다.
그때부터 그 빈들이 벧엘이 되었다.
비어 있었기에, 만남이 시작된 자리였다.
2. 붙잡으려다 붙잡히다
– 라반의 집에서 보낸 세월
야곱은 벧엘에서 약속을 들었지만,
여전히 서툰 사람이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붙잡으려 했다.
라반의 집에 도착했을 때,
야곱은 사랑하는 여인 라헬을 만났다.
그녀를 얻기 위해
7년을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긴 세월이었지만
그에게는 며칠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결혼식 날,
야곱은 라반에게 속았다.
그가 맞이한 여인은
라헬이 아니라 레아였다.
속임으로 얻으려 했던 사람이
이번에는 속임을 당한 것이다.
야곱은 그때 알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형에게 했던 일이
어떤 아픔이었는지를.
그는 다시 7년을 더 일했다.
야곱의 인생은 붙잡으려는 삶에서
붙잡히는 삶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는 7년을, 또 다시 7년을 견디며 사랑을 이루었고,
그리고 그 후에도 6년을 더 머물며 자신의 삶을 세워 갔다.
3. 얍복강가에서의 밤
– 끝내 붙들다
세월이 흘러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형 에서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을까 봐,
여전히 원망하고 있을까 봐
두려웠다.
가족과 재산을 모두 앞서 보내고,
야곱은 얍복강가에 홀로 남았다.
그날 밤,
그에게 한 사람이 찾아왔다.
야곱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밤새 씨름했다.
그 싸움은
형과의 싸움도,
사람과의 싸움도 아니었다.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하나님과의 싸움이었다.
동이 틀 무렵,
야곱은 다리를 다쳤지만
그를 놓지 않았다.
“나를 축복하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습니다.”
그 순간 야곱은
더 이상 붙잡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붙잡히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새 이름을 받았다.
이스라엘.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긴 자.”
그러나 사실 그 이름은
이긴 자의 이름이 아니라
붙잡힌 자의 이름이었다.
4. 브니엘이 된 인생
야곱은 그곳의 이름을
브니엘이라 불렀다.
“하나님의 얼굴을 본 자리.”
벧엘에서 시작된 그의 믿음은
브니엘에서 완성되었다.
야곱은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다.
두려워했고,
잘못된 선택을 했고,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붙잡으려 애썼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하나님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삶은
욕심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변화의 이야기로 남았다.
에필로그
예수님은
야곱의 이야기를 마치며
유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유리야,
야곱은 처음부터 위대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흔들렸고,
두려워했고,
때로는 잘못된 길로도 갔단다.
그러나 그는
끝내 나를 붙잡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이 되었고,
한 민족의 시작이 되었단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한 나라의 이름으로 먼저 떠올리지만,
처음 이 이름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이름이었다.
야곱 한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된 이름이
한 민족의 이름이 되었고,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는 통로가 되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욕심의 성공담이 아니라,
흔들린 한 사람을 끝내 찾아오시고,
서서히 채워 가며 바르게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이야기이다.
감사합니다.
글: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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