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해보면, 한 가지는 확실히 느껴진다.
도로가 참, 깔끔하다.
구멍 하나 없고, 흠집 하나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잠시 착각하게 된다.
‘여기, 완벽한 나라 아니야?’ 하고.
그러다 톨게이트에서 멈추는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
“네? 통행료가 13,000엔이요?”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고속도로 요금, 우리 돈으로 11만 원이 넘는다.
그럼, 왜 이렇게 비쌀까?
일본 땅의 70%는 산이다.
평지라고 해봐야 도시 몇 군데뿐.
그래서 고속도로를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산을 뚫고, 강을 넘고, 심지어 바다 위로 다리를 건너야 한다.
세토대교, 아쿠시마 해협 대교처럼 어마어마한 다리가 즐비하다.
그 공사비만 수조 원이 넘는다.
그리고 그 돈, 결국 누가 낼까?
도로를 이용하는 우리가 낸다.
일본은 지진이 일상이다.
그런데도 고속도로가 끄떡없다.
비결은?
엄청난 내진 설계와 꾸준한 보수.
도로나 교량을 매년 점검하고, 균열 하나 없이 관리한다.
안전에는 돈이 든다.
그 돈, 역시 통행료에 녹아 있다.
원래 일본 고속도로는
“건설비 다 갚으면 무료화”가 목표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
지금도 빚은 남아 있고, 유지·보수는 계속된다.
결국 고속도로는 지금도 ‘유료’다.
비싸지만, 그만큼 잘 닦여 있고, 안전하다.
마치 일본 사회처럼, 질서 있고 깔끔하지만, 그 뒤엔 늘 숨겨진 비용이 있다.
일본의 고속도로는 어쩌면 일본을 닮았다.
깔끔하고 정교하다.
그만큼, 돈도 많이 든다.
하지만 그런 나라에서, 우리는 묻는다.
“이 정도 품질, 이 정도 요금… 당신이라면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