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과 아침, 손님과의 만남
고요를 깨고 알람이 울려도 앞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저녁보다 더 어두운 아침. 누군가에겐 반갑고 새로운 하루의 시작일지 몰라도, 직장인에게는 대체로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서른을 넘긴 나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세 번의 손님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불청객일 뿐이다.
첫 번째 손님은 심부름을 받고 가게 상황을 살피러 온 어린아이 같다. 아직 열지 않은 문 앞에서 기웃거리다 문을 두드려 보고서는 금세 사라진다. 30분 뒤, 가게 문을 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두 번째 손님은 별다른 이유 없이 불만으로만 가득한 어르신이다. 아침 알람은 보통 10분, 15분 간격으로 맞추지만, 나는 다르다. 그를 늦게 맞이하기 위해 30분이라는 긴 간격을 벌려둔다. 잠시나마 여유를 누리려는 나만의 꼼수다. 그러나 그 여유는 고작 5분 남짓이다. 어르신이 떠나고 나면 이내 매정한 사장님을 닮은 세 번째 손님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나간 두 손님과 달리 그는 가게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가게 안을 지켜보기만 한다. 그렇게 마치 가게 점수를 매기는 듯한 눈길이 세 사람 중 가장 불편하다. 하지만 가게를 찾는 마지막 손님이기에, 언제나 내가 먼저 문을 열고 그를 맞이해야 한다.
지금 한없이 부족한 내 삶에 있어 5분이라도 아늑함을 더 누리고자 하는 건 용서받지 못하는 욕심이다. 어쩌면 온갖 먼지를 휩쓸고 얼룩덜룩 까맣게 돌아오는 흰 부메랑을 던지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마지막 세 번째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만일 멀찍이 그의 발자국만 보게 되었을 때 안심할 수 있는 날은, 내게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뿐이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오늘은 회사에서 잘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한 채,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마음으로 수갑 혹은 경찰관처럼 보이는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며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