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케이팝 수업을 하며 떠올린 특권의 아이러니
이제 가을 학기가 시작했는데 보컬 학생 중 상당수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을 하고 싶다고 해서 유일한 한국어 능력자로 대우받게 되며, 그냥 나고 자란 말 하나 할 줄 아는 게 privilege가 되고, 반대로 내가 그 장벽을 넘어서기가 얼마나 힘든지 새삼 체감했다.
우리 사회의 상당히 많은 부분은 운에 좌우된다. 국가, 인종, 성별 등 태어난 순간 어떤 것은 특권이 되고 어떤 것은 약점이 된다. 그런데 이것들은 가변성이 있어서 장소나 시간에 따라 그 성질이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돈이 많은 것은 굉장한 특권이지만, 생이 얼마 남지 않거나 가진 화폐가 가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외국어를 잘하는 것? 그 언어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야 의미가 있다. 직관적인 외모나 젊음은 어떠한가? 외모의 기준은 참 제각각이고 그마저도 잠깐의 짧은 젊음이 지나면 모두가 세월 앞에 평등하다.
내가 오롯이 이룬 것만 같은 작은 성취 또한 수 없는 우연이 빚어낸 결과라 생각하면, 다른 이의 우연의 결과를 부러워하고 거기에 매몰되기보다 지금에 감사하려는 노력이라도 잠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