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04: 묻지 않은 질문의 답은 언제나 NO.

by 김호박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가 설계한 브루클린의 또 다른 공원: Herbert Von King Park (허버트 본 킹 공원)


조셉 스타인버그는 내가 1년 정도 봉사하며 보낸 허버트 본 킹 공원의 주요 기부자이다.

뉴욕의 이름난 자선가였고, 이미 성공한 기업가로 알려지신 분이었다.


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공원 단체 채용을 기다리며 봉사일을 하며 뉴욕에서 살아갈 수 없었다.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야 했고

조셉의 도움이, 커넥션이 필요했다.


미스터 조셉의 레지던스에서 주최한 공원 기부금 행사


허버트 공원 분기미팅 날 조셉이 나타났다.

기회는 왔는데 막상 말을 꺼내려니 망설여졌다.


미팅 끝날쯔음..

그냥 이메일로 물어볼까.. 고민하는 사이 조셉이 쿨하게 휙 나가버렸다.


그때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어디서 읽은 말

"If you don't ask, the answer is always no."

안 물으면, 답 언제나 노우이다... 용기 내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나도 의자에서 튕겨나가 서둘러 조셉을 따라나갔다.

거리엔 이미 그의 차가 대기 중이었다.


"미스터 조셉... 저 더 큰 공원으로 가서 일하고 싶어요. 연결 좀 도와주세요.."

조셉은 놀란 눈으로 잠시 나를 보더니, 지갑에서 구겨진 명함 한 장을 꺼내주었다.


"이력서, 바로 보내요."


그로부터 일주일 뒤,

근 1년 동안 문을 두드린 유명한 공원 단체들이 동시에 연락해 왔다.

... 하지만 문은 여전히 아주 살짝만 열려 있었다.


하아, 공원 커리어를 쌓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마이클이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너무 레어 한 커리어 같아. 기한 정하고 안되면 다시 설계 사무소 일을 찾아보는 게 어때?"


그리고 그 주 금요일 오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메디슨 스퀘어 파크의 시니어 매니저인 티파니라는 사람이었다.

운영팀에서 어시스턴트를 구하고 있고, 대표가 나의 이력서를 보내줬다는 것이다.


메디슨 스퀘어 파크는 하루 평균 육만 명이 사용하는 공간이고

6 에이커 밖에 안되는 작은 도심 공원이지만 매일이 다르다고 했다.

말만 들어도 설레었다.


메디슨 스퀘어 공원- 근처 시계탑, 뉴욕 라이프, 플랫아이언 빌딩이 있다. 공원의 시그니쳐인 분수대는 2000년대 초반 컨저번씨의 기금으로 재정비 되었다.


티파니와 전화 인터뷰는 30분 정도 이어졌다.


왜 설계를 하다가 공원 운영을 하기로 맘먹었는지?

왜 컨저번씨에서 일하고 싶은지? 본 킹 공원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가지 질문이 남았다고 했다.


"25파운드가 넘는 물건을 들 수 있나요?

"yes"

나는 10킬로가 넘는 친구의 아이도 번쩍 들었다.


“사계절 궂은 날씨에도 야외에서 일할 수 있나요?”

“yes"


“눈 오는 날도 바깥에서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제설작업 할 수 있나요?

“yes”

눈 오면 매번 창밖을 보며 코코아를 마시던 내가 제설작업을 해봤을 리가...

하지만 간절한 사람에게 yes를 제외한 대답은 없었다.


티파니도 만약 묻지 않았다면, 제설작업에 대한 대답은 당연 "노우" 였을 것이다.


그 후 대면 인터뷰와 신원조회를 마치고 딱 2주 뒤

Madison Square Park Conservancy에 고용이 되었다.

굉장히 빨리 진행이 되었다.


그 스피드가 앞으로 무엇을 의미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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