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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Aug 01. 2018

내가 모든걸 처리한다.

업무파악을 위한 자세

회사에서 퇴사를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요청해 업무를 직접적으로 받거나, 브랜드사에서 연락 오는 걸 직접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총 280개에 달하는 브랜드사에서 업무 요청이 들어왔다. 단순한 업무까지 처리하면, 내가 못 버티는 걸 알기에 단순 업무는 신입들에게 넘겼다. 나머지 업무는 꾸역 꾸역 업무를 처리하면서 산업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바일쿠폰 산업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브랜드 운영 관리 파트는 마치, 축구의 최종 수비수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닭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브랜드 운영 관리를 하려면, 모바일 쿠폰이 브랜드에 어떻게 세팅되는지 알아야했고, 내부적으로 개발이나 시스템적인 이슈까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더불어, 이런 과정 중에서 브랜드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오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 모든 책임은 브랜드 운영 관리 팀이 져야했다.

축구에서 공격수 같은 존재라면, 골이라도 많이 넣어서 만회를 하겠는데, 수비수 같은 존재니, 잘하면 본전, 못하면, 쌍욕 먹는 수준이었다.


솔직히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일들이었다.

나는 이 일들을 최대한 빨리 마스터하고 처리하고 싶었다. 그런데 절대 그렇게 안됐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출근이었지만, 업무는 매번 오후 여덟시 더 나아가 열두시를 넘기는 일이 잦았고, 회사도 오전 여덟시에 도착해서 업무를 시작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젠장. 생각처럼 몸이 업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업무를 파악하고 이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면, 다른 이슈 들이 터지고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예상외로 들어갔다. 휴, 점점 지쳐갔다.


이 와중에 새로운 팀장의 비유에 맞추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나는 “YES”맨이 돼 있었다.


매번 면담 할 때마다 “널 잘랐어야 하는데”, “널 자르지 못한걸 지금도 후회해” 등등의 말을 반복하는데도 면담 끝나면 “네, 팀장님 그렇죠,”, “PPT 파일 만드셔야 한다고요? 네 정해진 기한까지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등등의 말을 하고, 진심이 안담긴 웃음까지 더하며 말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업무파악을 위해 나를 포기 한건가? 아니면, 내가 이 일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나를 포기 한건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업무를 파악하겠다고 이런 과정을 시도하고, 내가 처리해보면서, 솔직히 앞으로 설마 이 더한 것도 있으려고? 라는 생각과 희망 아닌 희망을 가졌고, 최대한 업무 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시간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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