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이들이 나보다 크다

<스테르담 에세이>

by 스테르담

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명언 그 자체다.

내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


이 말을 지금부터 하려는 말에 쓰려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제목을 생각해 냈을 때 그의 묘비명이 연관어처럼 떠올랐다.


이러한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언제나 늘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고 만다.

첫째 녀석은 이미 내 키를 넘어섰고, 둘째 또한 나보다 더 키가 커버린 것이다. 성인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 남은 녀석들이라, 아직도 클 시간이 여전하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 뻔하다.


나는 나이 들지 않았다고, 늙지 않았다고.

아니, 몸과 마음의 노화를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왔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것을 보고 나서야, 거울 속의 나를 다시 보니 분명코 나는 이전보다 늙어 있었다.

later-on-5012455_1280.jpg 큰 것은 작은 것이 되고, 작은 것은 큰 것이 된다. 삶의 이치다.


아이들이 크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내가 우물쭈물 보내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보기 위해선 눈높이를 살짝 올려야 하는 것이, 건강하게 훌쩍 자라 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은 물론 뿌듯함이라는 의미가 되지만, 한 편으론 야속하게 지나버린 세월과 시간에 그저 덩그러니 왜소하게 놓여있는 것 같아 허탈하기도 하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오른 건 그 때문이리라.

나는 그대로이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경종.


무럭무럭 자라라.

나는 너희 키와, 성숙함의 발전을 보며 내면을 키우겠다.


초라해지는 건 겉모습이면 족하다.

속까지 초라한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내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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