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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지경의 글쓰기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 스테르담

어느 누구나 '자아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자아'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그 변화무쌍함이 이를 데가 없어 나 조차도 나를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여, 스스로를 완전하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자신을 100%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말이거나, 인간계의 존재가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자아를 성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정의한 내가, 정의할 시점의 나와 동일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기분에 따라 마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내가 나라고 믿었던 모습은 여지없이 무너지거나 변화하기 때문이다.


'자아'라는 '무게'는 상상이상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찰적 자의식(Reflective Self-consciusness)'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간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와 같은 끊임없는 자기 판단과 사회적 비교를 하는 심리다. 이로 인한 심리적 에너지의 소모는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여, 자아 성찰은 끊임없이 해야 하지만 때론 그 자아에서 잠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아 상실'과는 다른 의미다. '자아 상실'은 일시적 또는 영구적 회피를 말하지만,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자아로부터의 벗어남은 '몰입'이다. '몰입'은 자아 형성과 자아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무아지경(無我之境)'이란 말이 있다.

마음이 어느 한 곳으로 온통 쏠려 자신의 존재를 잊는 경지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자아 상실'과는 다른 개념이다. 잠시 자아에서 벗어나, 행위와 능력의 융합을 통해 목적이 아닌 과정에 몰입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를 통해, 자아 효능감을 느낄 수 있고 메타 인지를 통해 스스로를 조망할 수 있으며, 성찰적 자의식이라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무아지경'과 '몰입'으로 향하는 길은 많다.

자아라는 짐을 잠시 내려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것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길로 향하는 많은 것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갈린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술과 담배, 유흥에. 누군가는 소비에. 누군가는 사람과 사랑 그리고 우정에. 누군가는 독서와 글쓰기에. 누군가는 자신의 취미에...


무엇이 나쁘고 좋고,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순 없다.

삶의 어느 순간에, 무엇이든 필요할 때가 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들 또한 수시로 바뀔 것이다.


그러나, 삶을 관통하는 무아지경의 수단 하나쯤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변화무쌍한 자아에 달아야 할 묵직한 추 하나. 잘 나가든 망가지든, 자아를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 자아가 버거울 땐,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방법.


나는 그 방법을 찾았다.

바로, '글쓰기'다.


그것도.

'무아지경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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