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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생각_5도

by 서울

아이들이 모두 자라 독립하고, 군대에 가 있는 터라 휴가에도 별로 할 일이 없다.


어제도 휴가였는데 인터넷에 김미경 강사의 무료 특강이 있다고 해서 한 번 가 보았다.

두 시간 정도 OO상조의 광고를 들어야 했다.

관객은 어머니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너무 신나셨다.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바람을 잡았고

상조회사 본부장이 아주 감정을 자극하는 홍보를 하셨다.

누구나 죽는다. 그러니 상조를 미리 준비해서 아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근데 설명하는 게 장례식장과 그 과정을 보여주면서 나도 되게 슬펐다. 눈물이 날 뻔했다.

상조회사의 PT를 들으며 아주머니들 대부분 가입을 하셨다.

강의가 무료라니 광고도 잘 들어주는 게 예의다 싶었다.

그러나 나는 지갑을 잘 단속해야 한다 굳게 마음먹고 가입은 안 하고 잘 참았다.

(나중에라도 필요가 생기면 이 상조에 가입은 할 것 같다.)




이후 김미경 강사가 등장했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 김미경 TV를 본 적이 있다.

낯설지 않고 반가웠다.


강의의 주제는 '위치'였다.

우리나라 중위 나이가 30년 전에는 29세였다고 한다. 중위나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중간 나이이다.

현재 중위나이는 47세라고 한다. 의학이 발달하여 이제는 100세는 기본으로 산다고 해서 이렇게 바뀐 것이다.

앞으로는 AI로 의학이 더 발달할 걸 예상하면 수명은 더 늘어날 것이다.

더 늘어난 수명을 사는 첫 세대가 되므로 이전 세대처럼 50살에 나이 든 양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위치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뭐든 시작해도 늦지 않다..

뭐 요약하면 그런 내용이었다.


이 분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특히 대면 강의라 그런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였다.

너무나 친근하고 쉽게 설명하였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미경 강사가 음대를 나와 피아노 학원을 하다가 강사가 된 경위였다.

피아노 교습생 아이들이 그만둔다고 할 때마다 학부모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편지가 잘 먹혔는데 아이들이 그만두지 않고 학부모들은 오히려 다른 회원까지 소개해 주더란다.

그래서 매 월 회원들 수강료 봉투에 편지를 넣어주면서 학원생들이 늘어났고, 그것을 계기로 학원 관계자들에게 발표를 하고 또 그 계기로 전문적인 강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도 더 큰 꿈을 좇고 있었다.


자신이 하던 일에서 5도 정도 방향을 튼 지점이 그 편지들이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도 뭔가 5도 방향을 트는 작은 무언가를 하라는 메시지였다.


집으로 돌아오며 나도 브런치에 글 쓰는데 이게 나의 '5도'가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며 괜히 혼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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