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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베이스볼 Jul 04. 2017

9번이 터져야 NC가 살아난다






얼마 전 아재 한 명이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올 시즌에 김태군이 타점을 기록하면 NC가 이기는 거 알아?"

"정말?"



단순히 아재의 감인지 아닌지 확인 해 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김태군의 기록을 살펴보자. 2017시즌 7월 3일을 기준으로 김태군은 총 73번의 경기에 출전하였다. 모두 선발 출장하였고 수비 포지션은 포수다. 4월에는 타순 8번과 9번을 번갈아 가며 나왔지만 5월부터는 세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9번 타자를 맡았다.



타점이 높은 편이 아니다. 73경기 214타수 동안 18타점을 기록하였다. 동일한 포지션(포수)의 선수들과 함께 비교 해 보자. 팀에서 주로 타순 5번을 맡고 있는 롯데의 강민호와 두산의 양의지는 나란히 44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잇는 선수는 1위 팀 기아의 김민식으로 김태군보다 10타점 더 많다. 김태군은 경기 당 타점 또한 1점에 그친다. 2타점을 기록한 건 4월 26일 kt전과 5월 25일 넥센전, 두 차례 뿐이다. 확실히 김태군을 공격형 포수라고 보기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점이 NC의 승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다는 말일까. 





<6월27일 넥센전에서 8회에 솔로 홈런을 친 김태군 (사진=NC다이노스)>





현재까지 NC는 47승 30패 1무로 전체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하루-이틀 정도 3위로 잠시 밀리거나 공동 1위에 오른 것을 빼면 4월 20일 이후로 줄곧 지키고 있는 순위이다. 매년 좋은 성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였기 때문에 이 자리가 당연하게 보일까? 큰 오해다. 올 시즌 상반기 동안 NC가 2위를 유지하는 일이 기적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팀의 속사정은 편안하지 않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 투수 난조에 있다. 시즌 초부터 2선발과 3선발을 담당했던 맨십과 이재학이 부상과 재활로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어렵게 이재학이 먼저 복귀하였지만 상태가 좋지 못 하다. 열 한 번의 등판 중 여섯 번이나 조기 강판되었다. 작년 말미에 선발로 보직 이동한 최금강, 장현식, 구창모 등은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타선이라도 괜찮다면 마음 편하련만, 이쪽은 더하다. NC는 시즌 개막에 앞서 뛰는 야구를 예고하였다. 하지만 초기부터 박민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보름 넘게 빠졌다. 클린업 트리오는 번갈아가며 휴가 중이다. 나성범은 손목, 스크럭스는 옆구리, 박석민은 허리 부상이다. 나성범이 6월 중순에 복귀하여 박석민과 스크럭스 대신 4번 타자를 맡았다. 박석민은 7월 첫 경기에 복귀하였지만 스크럭스는 아직까지 재활 중이다.





<빨간 장갑과 아대는 김태군의 트레이드 마크 (사진=NC다이노스)>





석 달에 걸친 시즌 전반기 동안 김태군이 타점을 기록하고 NC가 이긴 경기는 모두 열 네 차례이다. 이는 지금까지 승수의 약 3분의 1에 해당된다. 총 18타점 중 1점 차 이내일 때 9타점을 올렸고, 8회 이후에 타석에서 조금 더 강한 면을 보였다. 열 네 번의 승리 중 세 차레는 1점 차 승부로 NC가 이긴 게임이다. 만약 김태군의 1타점이 없었다면 승리는 어디로 갔을까.



곧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름은 포수에게 여러모로 쥐약인 계절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태군은 굉장히 많은 경기를 소화하였다. 2015시즌에는 전 경기 출전하였고, 그 때문인지 2016시즌에는 체력과 페이스가 꽤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우습게 보던 타순 9번이 결코 우습지 않다. 9번 타자가 살아나야 위기 속의 NC도 살아난다. 작지만 제 자리에서 꾸준히 자기 몫을 해 줄 선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태군과 NC의 포수들이 이 자리를 노련하게 맡아주길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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