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웍스에서 런칭한 블렌딩 티 브랜드 매니폴드의 오프라인 팝업 기획기
스프레드웍스에서 런칭한 블렌딩 티 브랜드 매니폴드는 독특합니다. 시작은 쉽게 즐길 수 있는 티백이었어요. 지금은 티백을 포함해 잎차, 칵테일, 젤라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니폴드를 선보이고 있죠. 흥미로운 건 해방촌의 다이닝바, 도산공원의 라운지바 한복판에서 팝업을 열어요. 술, 음악, 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티 브랜드라니, 낯설죠.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니 사업 확장보다는 ‘감각의 매개체’라는 브랜드 미션에 무게를 두고 있더라고요. 차를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감각을 자극하는 문화 경험으로 바라본다는 것. 매니폴드는 그렇게 비주류의 영역이던 블렌딩 티를 메이저 문화 속으로 조금씩 끌어오고 있죠. 그들의 방식에는 한끗 다른 전략이 숨어 있었는데요. 매니폴드의 서재훈 브랜드 매니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서재훈 브랜드 매니저: 누구나 ‘재밌는 것’을 좋아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항상 그걸 의식하게 돼요.
재훈: 사람들은 새로운 걸 신기해하지만, 결국엔 익숙한 걸 찾아요. 카페 메뉴판 앞에서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아메리카노를 시킨 적, 다들 있잖아요?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함 안에서 약간의 변주가 있는 걸 좋아하는 거죠.
그래서 매니폴드는 예상치 못한 신선함을 주거나, 말 그대로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기획으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해요. 그래서 단순하게 출발했어요. 술이나 디저트, 문화예술 같은 일상의 매개를 통해 티 문화를 새롭게 디자인하려고 했죠.
재훈: 대부분의 티 브랜드는 헤리티지를 내세워 정통성을 이야기해요. 그건 결국 제품에 집중하는 판매 전략이에요. 하지만 매니폴드는 새로운 경험에 집중하죠. 젤라또는 모두가 아는 디저트지만, ‘티 젤라또’라고 하면 새롭잖아요. 칵테일도 마찬가지예요. ‘티 칵테일’이라는 조합 자체가 흥미로움을 만드는 거예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낯설지만, 익숙함 안에서 균형을 잡으면 그게 곧 재밌는 이야기가 돼요. 그래서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팝업 행사도 자주 열고 있어요. 차 문화는 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매니폴드는 그걸 살짝 비틀어서, 동적인 문화와 엮어 더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어요.
재훈: 올해 5월, 해방촌의 다이닝바 ‘애일’에서 또 다른 해방촌의 젤라또 브랜드 ‘빙점강하력’과 함께 [Unfolded Flavor]라는 이름의 팝업을 열었어요. 날씨 좋은 해방촌의 분위기 속에서 티 젤라또와 티 칵테일을 함께 선보였죠. 특히 티 젤라또는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팝업이 끝난 후에도 빙점강하력 매장에서 3주간 콜라보 메뉴를 추가로 판매했을 정도예요. 아직까지도 티 젤라또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와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달까요.
9월에는 압구정 도산에 있는 레코드숍 웰컴레코즈(Welcome Records)에서 열린 라스트 댄스 플리마켓 행사에 참여했어요. 이번에는 티 칵테일뿐 아니라 무알콜 스파클링 티도 함께 준비했어요. 낮 시간대에 진행되는 행사라 술을 찾는 사람보다 논알콜 음료를 찾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실제로 논알콜 음료가 알콜보다 10배 이상 많이 팔렸어요. 스트릿한 현장 분위기에 맞춰 음악 세팅도 직접 구성하고, 디제잉 세션까지 진행했어요. 하루 동안 티, 음악,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매니폴드다운 팝업이었죠.
재훈: 아주 많이요. 팝업에서 티 젤라또를 맛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매니폴드를 알게 되고, 티에 들어간 재료나 향에 흥미를 느끼면서 블렌딩 티로 관심이 확장돼요. 실제로 팝업을 계기로 티백을 구매하거나, 온라인몰에서 다시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아요. 사람들은 경험해보지 못해서 망설이는거지, 한 번 경험해 보면 확실히 반응이 와요.
재훈: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팝업 현장에서 향을 맡아보고 시음까지 해요. 그런데 대부분 “늘 마시던 티와는 다르다”는 반응을 보여요.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매니폴드만의 맛이니까요. 그렇게 매력을 느끼고 현장에서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반대로 티를 낯설게 느끼던 사람들에게는 그 경험 자체를 흥미로워해요. 단순히 티를 마신 게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감각을 새롭게 확장하는 계기가 되거든요. 사실 사람들은 경험해보지 못해서 망설이는 거예요. 그런데 한 번 맛보면 확실히 반응이 달라져요. ‘먹어보면 다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매번 이렇게 새로운 기획으로 팝업을 이어가는 게 쉽진 않아요. 하지만 현장에서의 생생한 피드백이 쌓일수록,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 느끼게 돼요. 결국 그 반응 하나하나가 매니폴드 팀이 계속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매니폴드의 슬로건은 ‘감각의 여정을 함께하는 블렌디드 티’예요. 이는 곧 차를 매개로 다양한 문화를 연결하고, 사람들이 평소 접하지 못한 감각을 경험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매니폴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에요.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죠.
한국에서 차는 여전히 비주류 문화예요. 차 문화라고 하면 보통 조용하고 차분한 다도나 행다를 떠올리잖아요. 이와 반대로 매니폴드는 메이저 문화와 연결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매니폴드의 제품은 다른 브랜드보다 향이 더 선명해요. 가향을 적절히 사용해 음료처럼 직관적으로 느껴지게 하거나, 우유·탄산 등과 섞었을 때 새로운 텍스처를 만들어내죠.
이런 제품적 접근은 곧 브랜드의 문화적 플레이와도 맞닿아 있어요. 술, 음악, 패션 같은 메이저 문화 속에서 사람들이 “차를 이렇게도 즐길 수 있구나” 하고 느끼는, 그 흥미로운 순간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이런 실험적인 시도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매니폴드만의 아이덴티티가 더 선명해질 거라고 믿어요.
“앎에 오른발을 두고, 새로움에 왼발을 둬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어렵지만, 익숙함 안에서 균형을 잡으면 그게 곧 재밌는 이야기가 된다는 뜻이에요. 사람들은 예측했던 것에서 조금 벗어났을 때, 그 낯선 신선함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니폴드는 언제나 익숙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만들려고 해요.
매니폴드의 블렌딩 티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홍차, 루이보스, 그리고 페퍼민트. 루이보스에는 카카오닙스나 시나몬을 블렌딩해 일반 루이보스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풍부한 맛을 냈고, 페퍼민트에는 감초를 더해 익숙한 듯 색다른 조화를 만들었어요. 제품 안에서도 ‘재미의 포인트’를 곳곳에 숨겨두는 셈이죠.
결국 매니폴드가 하는 모든 일은 익숙한 것에 새로운 한 끗을 더하는 일이에요. 저희가 추구하는 재미는 어렵고 낯선 실험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와 감각의 확장인거죠. 익숙함 속에서 살짝 비튼 새로움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경험하게 하는 것, 그 균형 안에서 ‘매니폴드다운 재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재훈: 오히려 고정된 오프라인 공간을 여는 게 부담이었지, 팝업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가볍게, 재밌게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니까요.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공간마다, 협업 브랜드마다 어울리는 형태로 기획을 달리하면서 매니폴드가 가진 매력을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거든요.
재훈: 매니폴드의 시작은 스프레드웍스에 있어요. 그래서 단순히 맛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감각을 설계하고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브랜드를 지향해요. 비주류의 차를 메이저 문화와 연결해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감각적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어요. 결국 매니폴드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짧은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매니폴드만의 브랜드 자산(IP)을 쌓는 과정이죠.
매니폴드가 하고 싶은 건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블렌딩 티 시장 자체를 확장시키는 일이에요. 한국에서 차는 여전히 비주류 문화예요. 다도에 깊이 심취한 소수의 영역이 아니라, 훨씬 더 넓은 대중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 확장하고 싶어요. 그래서 매니폴드는 처음부터 ‘메이저한 타깃’을 바라봤어요. 티를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제안하고 싶었죠.
매니폴드는 비주류인 차를 다루지만, 추구하는 미감은 주류 문화 안에 있어요. 그래서 패션, 음악, 술 같은 익숙한 세계와 연결하려는 거예요. 그 안에서 차가 낯설지 않게,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요. 시장이 아직 작지만, 웰니스와 감각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잖아요.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매니폴드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훈: 팝업이나 협업 같은 플레이를 계속하는 이유는 단순해요. ‘생동감’을 주고 싶어서요. 차라는 게 본래 정적인 문화잖아요. 느긋하고 차분한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반대로 매니폴드는 티를 좀 더 캐주얼하게, 쿨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한 번이라도 마셔보면 좋은 반응이 나오거든요. 캐모마일 티는 어디서나 팔지만, 매니폴드의 블렌딩은 매니폴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조합이에요. 그걸 알게 하려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해요. 그래서 팝업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미션을 전달하는 창구로 보고 있어요.
재훈: 지금 가장 밀도 있게 준비하고 있는 이벤트는 이번주 토요일(10/18) 한남동 라운지바 스톡앤스톤드(Stock & Stoned)에서 열리는 〈Tempo of Tea〉예요. 스톡앤스톤드는 잡지, 음악, 클럽 컬처를 오가며 감각적인 시도를 이어가는 공간이에요. 클럽과 라운지바의 경계 어딘가에서, 서로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장소죠. 이번 행사는 그 공간 안에서 ‘티’를 매니폴드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실험적인 파티예요. 지금까지 진행했던 팝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 같아요.
이후에는 카페쇼를 비롯해 스트릿 댄스 이벤트〈Style One Jam〉도 예정되어 있어요. 매니폴드가 이야기해온 ‘감각의 확장’이라는 메시지를 춤과 음악을 통해 구현하는 자리죠. 또, 연남동의 바 하드머테리얼(Hard Material)과 협업해 티를 활용한 새로운 칵테일 메뉴를 개발 중이에요. 각자의 취향과 경험에서 출발한 조합을 통해, 차가 가진 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사람들의 감각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제안할 예정이에요.
재훈: 사실 매니폴드는 처음부터 공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다만 바로 매장을 여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지금까지는 팝업이라는 형식으로 매니폴드다운 실험을 유연하게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구체적인 이미지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공간이 생긴다면, 매니폴드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는 ‘보법이 다른 인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거예요.
티룸, 편집숍, 카페 등 어떤 형태가 되더라도 매니폴드만의 감도와 시선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그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안목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상징적인 장소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전시를 보듯 ‘감각을 경험하는 장소’가 될 거예요. 매니폴드의 제품을 직접 맛보고 경험하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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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웍스는 매니폴드의 브랜딩 디자인을 비롯해 벤슨, 희녹,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브랜딩 전략부터 공간, 패키지, 디지털 콘텐츠까지 전방위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감정과 태도를 시각화하고,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강점을 가진 팀이에요. 스프레드웍스 홈페이지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말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