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77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77화. 그날, 우리 마을에 사람이 몰려들었다

초가을.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한 새벽부터

우리 집 안팎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웃 아주머니들이

각자 들고 온 쌀이며 채소며 그릇들을 부엌에 내려놓고는

소매를 걷어붙였다.


“형님, 나 이거 다듬을게요.”

“나는 국 끓일게요. 오늘 진짜 큰 날이잖아요.”


엄마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찬장 깊은 곳에서 꺼낸 커다란 놋그릇을 닦으며

차분한 얼굴로 준비를 도우셨다.


부엌은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고,

마당은 송편을 빚는 손길과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아직 햇살이 마당에 다 내려앉기도 전인데,

이미 우리 집 마당은 잔칫날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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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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