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공(空)
— 그러나 그 무엇보다 실재보다 깊은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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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 2025
위 영상은 AI 입니다
응시의 극장, 존재의 자리
수백 개의 의자 위에 같은 옷, 같은 자세, 같은 침묵이 앉아 있다.
그들은 영화가 아니라 ‘자신’을 보고 있다.
빛은 그들의 얼굴을 지워버렸지만,
그 지워진 자리에서 오히려 의식이 태어난다.
보는 자가 사라질 때,
‘보는 행위’만이 남는다.
식(識)의 잔상, 이름 없는 마음들
불교에서 말하는 식(識)은
세계를 인식하는 마음의 흐름이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식은 무한히 복제된 형상으로 나타난다.
모두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동일성이 아니라 공허의 복제 —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이미 사라진 상태다.
개별성과 무명의 경계에서
그들의 손은 각자의 무릎 위에,
그러나 모두 같은 리듬으로 놓여 있다.
이것은 통제이자 해탈이다.
무명의 바다 속에서
자아는 하나의 파문도 남기지 않는다.
‘없음’이 곧 질서가 되고,
‘침묵’이 곧 언어가 된다.
그 고요의 무대 위에서
이 극장은 세계의 축소판이다 —
모두가 관객이지만,
누구도 주체가 아니다.
빛은 여전히 흔들리며,
그 흔들림 속에서 한 줄의 진리가 떠오른다.
“식이 멸하면, 마음은 비로소 본래의 자리를 기억한다.”
그 잊힘의 끝에서 —
우리는 창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