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이 제대로 낀 게 맞아 !
남편의 직장 특성상 잦은 이사를 했다. 경상도 경기도권 이제는 중국까지 진출이라니!!
남편아 ~~~ 역마살이 제대로 낀 게 맞지?
해외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하다가 말겠지 , 그만하겠지 생각했다.
2013년 두 아들은 5살 , 10개월이었다. 이 회사는 말이지... 발령을 이런식으로 내는 것인지? 국내에서도 지역을 옮길 때도 1주일 만에 발령을 내더니 해외 발령도 이 딴씩으로 낸다 말이지! 1주일 후 중국으로 발령이 났단다. 내 귀를 의심했다. 잘 못 들었겠지?
그것도 들어보지도 못한 선양이라는 곳이란다. 네이버에 찾아보니 우리나라 보다 위쪽이고 겨울이 무척이나 추운 곳이며 , 회색도시라는 말도 있다. 너는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 우리를 남겨 두고 그리 떠나고 싶은 거니?
가족들과 함께 갈 수가 없다고 한다. 같이 간다고 해도 갈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때만 해도 중국이라는 나라는 나에겐 낯선 곳이었다. 나와 아이들의 안전을 그 나라에 맡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갈려면 너 혼자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 그래도 우리를 남겨두고 훌쩍 혼자 가겠다고?
1주일은 남편이 가지고 갈 짐을 꾸리는데 시간을 소비했다. 마트로 가서 2월에 입을 옷들을 마구 쟁였다. 영하 20도쯤 된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기온이었다. 텔레비젼에 나올 법한 일이 아닌가 !
평소 마트 매대에 있던 옷들을 보지도 않았는데 , 스타일이 뭣이 중요한데! 무조건 두껍고 , 색깔이 짙은것 위주로 마구 쑤셔넣었다. 그곳에서는 마트도, 아무것도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들어보지 못했으니 깡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주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사이 아이들과 이별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떠나기 전 남편은 항상 회사일로 바빴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에 퇴근하는 삶을 살았다. 아이들은 아빠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다. 특히나 둘째는 더욱 그랬다. 주말에는 남편이 첫째 아이와 잘 놀아주는 편이긴 했다. 아이와 교감을 하지 못한 채 남편은 훌쩍 떠나버렸다.
나에게는 남편이라는 사람은 우리를 남겨두고 가는 사람이었다. 이기적인 사람이라도 여겼다. 왜 그가 떠났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았다. 남겨진 나는 독박육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