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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이 평범해… 기아 PV7 덩치

목적을 바꾸는 전기밴, 기아 PV7이 시장에 던진 질문

by Gun

기아가 개발 중인 전기밴 PV7이 등장하면서 대형 미니밴 시장의 흐름이 묘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길어진 차체가 주목을 받았지만, PV7의 핵심은 크기보다 ‘개념의 변화’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조용히 번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커진 미니밴처럼 보이지만, 접근 방식은 기존 모델과 확실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1.png PV7 미니밴 컨셉트 기반 예상 디자인 [사진 = 캐빈아빠]

PV7은 2027년 출시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며, 전장 약 5.27m, 휠베이스 약 3.39m로 카니발이나 스타리아보다 넉넉한 비율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더 큰 차량이 아니라, 모듈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목적 기반 전기밴’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기아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이지 스왑 개념은 상부 바디를 교체해 캠핑카·패널밴·셔틀 등으로 전환하는 구조인데요. 같은 차량이 상황에 따라 모습과 역할을 바꾼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png PV7 미니밴 컨셉트 기반 예상 디자인 [사진 = 캐빈아빠]

이 기술이 정식으로 도로에 나서기까지는 여러 제도적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교체되는 바디가 어떤 형식승인을 거쳐야 하는지, 차대번호는 어떻게 관리할지, 보험료는 어떤 방식으로 산정할 것인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어느 지점에서 책임을 판단해야 하는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제도권 진입 전 단계로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시험 운행을 고려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3.png PV7 미니밴 컨셉트 기반 예상 디자인 [사진 = 캐빈아빠]

대형 전기밴으로서 PV7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800V 고전압 시스템입니다. 배터리 크기가 큰 차량일수록 발열이 문제로 이어지는데, 800V는 전류 부담을 줄여 냉각 효율을 높이고 충전 속도도 빠르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운행 중심인 물류나 셔틀 업계는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도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4.png PV7 미니밴 컨셉트 [사진 = 기아 자동차]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상용 모델이 6000만원 초반, 승용형이 중반대일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과 인증 방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충전 효율 면에서 동급 대비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캠핑카와 특장차 업계도 이미 PV7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습니다. 한 제작 관계자는 “바디 교체 방식이 제도권에 들어오면, 한 대의 차로 업무와 여행을 모두 해결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류와 렌탈 업계에서는 차량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5.png PV7 미니밴 컨셉트 기반 예상 디자인 [사진 = 캐빈아빠]

결국 PV7이 보여주는 변화는 단순한 크기 증가가 아니라, 자동차가 가진 역할을 재구성하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같은 주차 공간에 서 있는 차량이 요일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풍경, PV7은 그 가능성을 한 발 더 가까이 끌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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