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다이어리 2

보통날이 올 거야

by 보통사람

유방암 1기인 줄 안 채로 수술을 마친 뒤 엄마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하면서 조직 검사를 시행했는데 림프로 전이된 개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인 항암 치료를 위해 엄마는 며칠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엄마 곁에 계셨던 아빠는 일을 해야 하기에 집이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셨고, 나는 내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터라 며칠 간 엄마는 병실에 혼자 있어야 했다.


나는 엄마의 눈물을 많이 보지 못했다. 아마 엄마 성격에 눈물이 나도 울컥 삼켰겠지.

그런데 병원에 입원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엄마가 울고 있었다.


"내가 진짜 암 환자가 된 것 같아서 무서워."


암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시간은 어떤 느낌으로 흐를까, 나는 감히 짐작도 하지 못하겠다. 그 어떤 말을 해도 엄마에게 위로나 응원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엄마를 보는 내내 내 마음은 돌덩이처럼 굳어진 기분이었다. 그냥 나라도 엄마 앞에서 우는 모습을 안 보여야 할 것 같았다. 깊숙이 눈물을 마음 끝에 묻어뒀다. 아무렇지 않다고, 아무런 일도 아니라고 평범하게,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다행히 남동생이 엄마 병실에 자주 들여다볼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괜찮아, 엄마. 유방암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항암 치료 열심히 하면 다시 아무 것도 아닌 보통날이 될 거야."


평소에 자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데 익숙했던 엄마는 아프고 나니 자기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다. 아프면 아픈 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원래 이렇게 살았어야 했던 사람이었는데. 엄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도 살아야겠기에, 이 의미는 나도 내 감정을 표출해야 살 것 같았기 때문에 아이들과 남편이 잠든 늦은 밤에 말똥말똥 혼자 잠 못 들고 눈 뜨고 있다가 소리 죽여 울었다. 왜 엄마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진짜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내 마음이 딱딱해지고 굳은 채로, 그렇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엄마는 딱딱해진 마음으로 60년을 살아왔던 걸까, 내심 지난 시간이 저려온다.


"엄마"

내 아이들이 나를 부른다.


"엄마"

나도 내 엄마를 마음 속에서 조용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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