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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Jul 13. 2022

스더언니 사용법

'스더언니'라는 닉네임,

블로그 및 브런치의 탄생과 함께 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닉네임 '스더언니'는 완전히 필명으로 굳혀져서 인터뷰를 할 때에도, 강연을 할 때에도.
사람들은 나를 내 본명보다 '스더야' '스더씨' '스더 작가님'이라고 더 많이 부른다.



블로그나 브런치를 오래 하다 보면
온라인에서 보는 이웃이나 독자분들이,
어쩔 때에는 오프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들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블로그 이웃님들이 결혼식에 와주는 사이가 된 거면 말 다 했지 뭐ㅋㅋㅋ)


제일 놀랐던 것은,

길 가다가 나를 알아봐 주시던 이웃님이 계셨을 때.
상해에서는 한인 자체가 워낙 없으니 뭐 그러려니 했는데,
한국에서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내가 브런치 앱을 껐다 켰다 하는 걸 누군가 가까이서 보게 되었는데..... '스더언니?!' 하고 눈인사를 했을 때.........

진짜 넘모 놀랐음...........
소오름....

이거슨 내가 절대 유명해서가 아니라,
사람 인연이라는 것은, 옷깃을 스쳐가는 그 순간을 포함하여 언제 어디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진짜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ㅋㅋㅋ....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파서였다.
만신창이가 된 그때,
숨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를 아는 천명의 친구들이 있는 페이스북은 무서웠으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썩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이름 모를 어느 블로거에게서 받았던 정보를 받았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주길 바랐다.

무언가를 늘 끄적이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이렇게 글 뒤에 숨어 조금은 쓸모가 있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어느샌가부터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블로그 혹은 브런치에 '스더언니 나쁜남자', '스더언니 이런 남자' 등의 키워드로 유입이 된다.



꾸준히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브런치에 쓰는 글은 아무래도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다.

아니, 사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엔 개인적인 일기를, 경험을, 이야기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오픈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조심해야지.

어쨌든, 글은 하나의 에너지이고,
보이는 기운이고,
그 글로 인하여
누군가가 살기도, 죽기도 하니까.




조심해야지.


그렇게 다짐을 하면서도

(하필 나란 여자가 관종끼가 매우 넘쳐서) 자꾸 뭔가를 쓰게 되었다.



관종 어쩔티비........

거의 이 브런치는 뭐 일기장 수준이 되어버린 것.......ㅋㅋㅋㅋㅋㅋ

(원래 남의 일기가 제일 재미있다는 것도 알고 있음ㅋㅋㅋㅋㅋ)










단지 어느 순간 말이 하고 싶었다.


세상은 요약되어 있는 이력서 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길 원하며 그 이력서 뒤에 거쳐와야 했던 그 사람의 진짜 인생을 궁금해하지 않고, 그 뒤에 꾹꾹 눌러왔던 눈물을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이력서에 보이는 인생은 쉽게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던 상황을 마주해야 했던 나의 숨겨진 이야기, 나를 단순히 안정적이지 않다고 판단 해버리는 사회에게. 사람들을 버티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냥 말이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밀당하는 방법.
안달 나게 하는 방법.
연락 안 하는 남자 길들이는 방법.

수많은 연애 전문가의 조언은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 같은 연애고자 곰팅이를 위한 조언은 없었다.

그래서 좀 놀아봤지만,
망한 나의 지난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는데.....


브런치 총 조회 수 200만,
구독자 5400명.
블로그 방문자 40만, 구독자 1200여 명.
(여기 스더 블로그 깨알 홍보ㅋㅋ)


물론 인플루언서나 파워 블로거,
인기 유튜버에는 한참이나 못 미치는 숫자이지만,
화려한 미디어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영상도 아니고, 사진도 아닌, 오직 '글'로서 대중 앞에 나왔는데 이렇게 별거 아닌 나의 이야기에 꾸준하게 귀 기울여 주시는 분들께 너무 큰 감사를 드린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



댓글을 다 달지 않아도ㅠㅠ
응원받았던 순간들은 이렇게 간직한답니다ㅠㅠ













처음은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글은 비슷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말이 잘 통하고, 정신적으로 더 끈끈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가,
나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는 아픈 분들이 많이 찾아오신다.


분노 조절 장애 성향을 가진 남편을 참지 못하고 이혼하신 분도 계시고, 바람둥이인 애인과 헤어지고 아직도 사랑한다며 아픈 마음을 가지고 나에게 털어놓는 분도 계신다. 버티지 못하는 것을 흠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잔뜩 지쳐 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정말 너무 좋다.



나 역시 워낙 서투르고 미완성된 이야기 투성으로, 어디선가 울고 있을 아픈 언니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어서 열어둔 공간에 정말 아픈 언니들이 찾아주셔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말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내가 만들어가는 모든 이야기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부디 아픈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쉼이 되길 오늘도 바란다.



스더언니의 뜻, 미술치료를 배우고 있어요.







요약 :

1. 그냥 감사합니다.
2. 편하게 쉬어가세요.
3. 블로그에는 부족하지만 부족한 대로 살아내는 모습, 일상을 담아 가겠습니다. 흘러가는 생각과 주접이 많아서 보시기 불편하실 수도 있어요.
4. 브런치에는 지난 경험 이야기(연애 이야기 많음 주의), 칼럼 등을 쓰는 공간입니다. 아마 지나간 생각을 정리하여 쓴 글들이라 정제되긴 하였으나, 너무나 자기 주관이 가득 담겨서 진지하고 심각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5. 응원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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