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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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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Jun 26. 2023

살만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건조기에서 꺼낸 바스락하고 따뜻한 수건 감촉


누워서 유튜브보기


잠들었다가 잠깐 눈을 떴는데 아직 몇 시간이나 더 잘 수 있음을 알았을 때


세상 별거 아닌 사소한 거에 미친듯한 웃음이 터졌을 때


같이 웃어주는 누군가가 있었을 때


하루종일 먹고 싶었던 음식을 한입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을 때


아침에 눈을 떴는데 고양이가 나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을 때


알람 없이 일어났는데 너무 개운할 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가끔 나를 보고 윙크를 해줄 때


아무 날도 아닌데 애정이 담긴 손글씨 메모를 받았을 때


야경 보면서 맥주, 그리고 멍 때리기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


집을 나섰는데 공기가 너무 싱그럽게 느껴질 때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날따라 술술 목소리가 나올 때


별다른 이유 없이 집중이 잘되어서 일처리가 빠르게 될 때


친절한 상담원의 목소리


산책 나온 강아지의 잔망스러운 뒷모습


비 오는 소리와 함께 와인 한잔 


좋아하는 작가의 도록과 재즈


마음 잘 맞는 사람과의 즉흥연주


버스를 탔는데 내 앞에 어떤 어린아이가 나를 보고 웃어줄 때









최악의 상황에서도 늘 이런 순간이 있었기에.



그래서 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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