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리카로의 귀환 (로비토 회랑 이야기)
중국은 2013년부터 일대일로라는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수많은 아프리카 나라들과 1000여 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계약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중에 최근에 이슈가 되는 게 Lobito corridor (로비토 회랑)이다.
아프리카 정중앙에 콩고가 있는데, 콩고의 콜웨지(Kolwezi)라는 도시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 반드시 필요한 구리, 코발트, 망간등 풍부한 자원으로 유명하다. 콩코의 콜웨지부터 로비토 (Lobito) 항구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는 배터리 산업을 위한 자원들을 30년간 운송하는 어머 어머 한 프로젝트이다. 로비토 회랑은 아프리카의 다른 항구들을 통해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보다 운송시간을 20-30 일을 단축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자원 운송로이다.
이 프로젝트를 중국이 아닌 미국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참 재미있고 의문스럽지 아니한가. 사실 이 프로젝트의 주된 당사자 중 하나인 앙골라는 2013년부터 중국과 일대일로라는 이름하에 친밀하게 협력해 왔으며,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해 앙골라는 연간 GDP의 40%에 해당하는 57조 원을 중국에 빚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당연히 빚을 탕감해 주거나 유예해 주는 요건으로 중국에게 사업권을 줄 수도 있을진대, 예상과 달리 로비토 회랑의 사업권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사실 로비토 회랑은 처음부터 아예 새로운 철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기존의 있던 철도가 앙골라 독립 후 오랜 내전을 거치면서 파괴되어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 중국과 일대일로라는 이름 하에 협력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건설한 철도 시설은 너무나도 형편없었고, 심지어 앙골라 어느 기차역에는 열차 시각과 가격을 10년째 수정하지 못한 전광판이 방치되어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이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자국으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이전은커녕 철저한 사후 관리조차도 보장받지 받지 못한 채, 완성도가 낮은 수준의 인프라와 어머 어머 한 빚더미가 앙골라에겐 골치인 상황인 것이다.
결국 중요한 자연 운송 사업권은 예상 밖으로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컨소시엄으로 넘어갔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기간 중 중국이 건설한 철도를 미국과 유럽이 다시 보수 건설한다? 참 극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계 블록화가 진행된 가운데 자원의 보고이지만, 혼돈의 땅 아프리카에서 그 옛날 흙먼지를 날리며 말 타고 아프리카 대륙을 호령하던 백인(?)들의 귀환 아닌가! 자신들을 약탈하고 노예로 삼았던 서양사람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이 중국보다 낫겠다 싶었다 하는 것이었을까.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내전으로 부족 국가 느낌이기 때문에, 내정간섭에 치를 떤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내정간섭에 있어서 자유로움이 보장되려면 당연히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보다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편할 것이다. 그런 속내를 가진 아프리카는 그럼에도 미국을 선택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죽을 고비를 넘긴 미국과 2012년 재정위기로 죽다 살아난 유럽이 중동문제로 어지럽고 갖가지 국지전으로 어지러울 동안, 아프리카에게 내밀어준 중국의 손을 덥석 잡은 것을 그들은 (아프리카 나라들) 후회했던 것일까. 아무튼 그들은 결국 중국의 손을 놓고, 다시 미국과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