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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Sam Sep 06. 2024

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패권국이 되기 위해 중국에게 진정 필요한 것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 경제에 대한 재미난 기사가 실렸다. 

(기사 원문: https://v.daum.net/v/20240811071153221?fbclid=IwY2xjawFHNORleHRuA2FlbQIxMQABHc6KZ16gbRZ4bMfhrs-CuMUBFn3M0Izew iD7 Q77 V1 MhLzg8 gguBIfB8 qYA_aem_UU0 NQ-l9 ErpDveSIhZ7 SRA)


여러 기술적 발전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앞질렀고, 한국과 유럽의 국가들을 따돌리고 미국의 기술력을 가장 근접거리까지 따라잡았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계 세계 1위인 CATL는 2023년 R&D 투자 규모가 한국의 삼성, 엘지, SK의 투자규모를 합친 것보다 1조 원 가까이 많다. (다른 디테일한 사항은 기사 원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도대체 중국은 어떻게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신기하지 않은가? 지방정부 부채나 중앙정부 부채가 파산 직전인데도 어떻게 이런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쏟아 부울 수 있단 말인가? 

2017년부터 일 년에 두 번씩 학회, 강연, 기업미팅등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주요 도시는 모두 방문했고, 길게는 5주 가까이 머물 때도 있었다. 아침은 2000-3000원에 해결할 수 있어 저렴해도 놀라고, 저녁 중요한 미팅은 야경이 아득히 보이는 루프탑에서 했더니 몇십만 원은 훌쩍 넘는 참 희한한(?) 나라였다. 2024년 지금도 식당 종업원이 원화 100만 원이 채 안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이렇게 천문학적인 투자자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인가? 나만 신기한 걸까?


답은 간단하다. 


얼마 전 IMF에서 중국 경제에 관한 경제보고서가 출간되었다. 2천만 채에 달하는 미완성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중국경제는 2-3%대의 경제성장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여전히 인구의 절반은 rural 지역에 거주하고,  한 달의 500 위안 ( 70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2억 2천만에 달하고, 1000-1500 위안 (140달러에서 210달러)으로 살아가는 2억 4천4백만 명, 대충 5000 위안 (700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다. 이 숫자들을 적어 내려가는 데 손이 떨릴 지경이다. 인구문제, 식량문제, 환경문제등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정부재정의 고갈, 소비력의 절대적 감소, 고용창출의 문제, 엄청난 실업률의 문제, 소득 불평등의 문제 등 소위말하는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갈아 넣어 마련한  어마무시한 투자자금이 기술발전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시진핑도 이제 71세다. 집권 4-5기 정도까지 한다면, 향후 10-13년 동안의 사활을 건 기술굴기 도전이다.  14 억 인구 중  10억 이상의 중국인구의 최저 생계비 생활을 갈아 넣은 투자로 일궈지는 기술굴기로 반도체, 이차전치, 원자력, 바이오, AI, 양자등에서 중국이 압도한다면, 전 세계 기술디자인에서 생산라인까지 장악하려 할 것이고, 그것은 기술식민지 개척과 더불어 위안화의 세계화라는 그들의 꿈, 중국몽으로 이어질 것이다.  


처음 중국이 1978년에 개혁개방을 한 이유는 검은 고양이든 횐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된다라는(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국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면 좋은 정책이다라는 의미)  덩샤오핑의 유명한 말로 잘 설명이 된다. 경제성장을 통해 사람들이 잘 먹고살 수 있다라면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 따위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 국민이 중심인 사회였다. 혹 속마음을 감춘 도양광회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실제로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난 건 자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5월 독일에서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세계 15개국에서 온 학사 및 석사 학생들과의 세미나에서 모든 강연을 마친 마지막 날 학생들에게 물었다. "What is your first impression of China as a country and its culture?" 유럽 각국에서 온 학생들은 중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가득했다. 사실 가본 적도 없고 경험해보지 못한 중국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었다. 이유도 없는. 그냥 싫은. 심지어 러시아와 가까운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그랬다. 한 번도 밟아보지 않은 땅 중국에 대해 어떻게 중국은 그토록 깊고 깊은 불신을 심어 줄 수 있었을까


패권국이 되기 위해 중국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첨단 기술 지배력이나 미국 달러와 같은 위상을 지니는 위안화의 세계화뿐만이 아니다. "자유, 신뢰, 정의...." 등이라는 추상적이고 애매모호만 그 무언가 이다. 마치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믿고 내 가족을 태울 수 있는 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답할 수 있을 때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패권국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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