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실패와 경험
26살 호텔에서 첫 직장을 시작한 나는 창업이 하고 싶었다.
29살이 되던 해 30살이 되기 전 꼭 창업을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이때 이미 나는 결혼을 하고 갓 태어난 이쁜 딸이 있는 아빠였다.
직장에서 만났던 유능한 동료도 참여하기로 했고, 모든 순간 나를 지지해 주는 와이프도 허락을 해주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첫 실패에 나를 원망하고 많이 미워할 법도 한데 이 또한 경험이고 괜찮다고 지금도 말해주는 둘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그때 같이 창업했던 동료는 현 회사에서 법인 1개를 맡고 있는 부대표다.
다시 창업 얘기로 돌아가면 29살에 자본금 2,000만 원을 가지고 여름에 창업을 했다.
실버산업과 관련된 O2O 중개 서비스로 좋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29살이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창업을 했었다.
소꿉장난 수준이었다.
직장에서 잘했으니 창업하면 잘 될 것만 같았다.
법률 / 세무 / 노무 등 알아보지 않고 공부한 것도 없었다.
매출구조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월세만 아끼면 크게 지출되는 건 없을 거 같았다.
내 수익을 먼저 생각하고 반대로 아이템의 가격을 정했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에 깊이가 너무 낮았고 제대로 된 스터디도 없었다.
적고 다시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냥 웃긴다.
1. 시장조사와 지식
어떤 하나의 분야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 시장에 대해 넘치게 알아야 하고 그 안에서 우리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냥 단순히 사회에 기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뢰인을 편리하게 만들어준다는 생각만 하여
그 시장에 대한 스터디는 뒷전이었고 애플리케이션의 기능만 생각했다.
앞단이 없었으니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 시장에 정말 필요한 게 무엇 인지 시장성은 얼마나 되고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서비스 오픈 후 너무도 당연하게 공급자와 소비자의 니즈를 채울 수 없었다.
2. 매출구조
내가 목표로 하는 수익을 생각하고 반대로 타고 올라가 애플리케이션 내 광고비를 산정했다.
공급자나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인지 몰랐으니 이 부분 또한 실패였고,
적정 금액측정에 대한 조사와 스터디도 없이 목표 수익에 따른 광고비를 산출했으니 당연히 실패다.
3. 애플리케이션 제작 및 특허
사업은 애플리케이션이지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나에게 어떤 툴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없었다.
매출도 안 나오고 세상이 우리의 서비스도 모르는데 누가 뺏어갈까 봐 특허를 냈다.
자본금 2,000만 원에 반이 애플리케이션(기능도 엉망) 제작과 특허를 내는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4. 세상을 쉽게 봤다.
세상을 너무 우습게 봤다.
어린 나이와 별개로 세상의 무서움을 모른 채 법적인 리스크 검토와 스터디도 약했다.
다행히 법률적으로 문제 된 것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5. 영업 & 마케팅
시장조사가 안되어있으니 영업과 마케팅이 되었을까?
좋은 취지면 지갑을 열까?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당연히 필요로 할까?
반년동안 뭘 한지 모르겠다.
6. 노력
안되면 어떻게든 다시 노력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스터디했어야 한다.
잘 안되면 다시 취직하면 되지 라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그 생각 때문에 사업을 접고 직장으로 돌아간다.
첫 번째 사업을 보면 정말 A-Z까지 모든 면에서 최악이고 부족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그래도 많이 깨달았고 배웠다.
가끔씩 창업한다고 오시는 분들을 보면 앞단 없이 너무 청사진인 경우가 많다.
직장생활보다 편한 사업은 하나도 없다.
몇 배는 큰 고통과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온전히 내가 짊어져야 한다.
나 또한 이후로 직장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다시 창업과 실패를 반복하고 4번째가 되어서 비로소 생존했다.
여전히 사업은 어렵고 힘들다.
많은 창업 예정인 대표님과 사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과 많은 소통을 통해 계속된 배움을 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