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하신가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은.
저는 안녕하기도, 아니기도 한 것 같아요.
우리가 같이하고 있는 이 시대는 지나고 나면 어떤 시대로 기억될까요.
저성장시대라고 해요. 이미 기술적인 성장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경제적으로도 더 이상 이전만큼 가파르게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 전망해요. 이미 높은 곳에서 출발하고 있기에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사다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건 왠지 가라앉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SNS 속 누군가는 저리도 빛이 나는데, 나는 그저 아주 잠깐 반-짝이는 것도 일 년에 한 번 겨우 하는 것 같아요. 세상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방에서 카메라 하나로 돈을 쓸어 담는 사람들을 보면 그 말도 맞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해당 없는 먼 세계 이야기 같아요.
너무 많은 삶에 치여 내 것은 보잘것없어 보여도 어디 하나 마음 뉠 곳도 없어요. 나처럼 이리저리 치이며 살아가고 있는 친구에게 내 기댐이 부담이 될까 내 이름을 알지도 못할 화면 속 누군가에게 이런저런 넋두리라도 털어봐요.
안녕하신가요, 당신의 안녕이 궁금해요.
당신이 선택에서 살고 있는 시대는 아니겠지만 같은 시간에, 이 지구에서 함께하는 당신의 안녕을 빌어요.
너무너무 힘들면 시대 탓이라도 하며 털고 또다시 살아보자구요.
- 어딘가에서 또 다른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