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내 안에도 괴물이 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사형을 통해 사회에서 완전하게 격리되지 않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나를 분노케 하는 영상 안의 인간들을 죽여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끔은 저격용 총으로 사람을 쏘는 상상이 올라와서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인간은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하는데, 도덕적인 규범과 바른생활 교육으로 억제하고 사는 걸까요?
그것을 실행할 힘이나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사는 걸까요?
세상이 왜 이토록 어지러울까요?
제가 믿는 그분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우리와 함께 계시긴 한 건가요?
요즘 드라마나 영화, 웹툰을 보면 세상의 문제를 공권력을 통한 해결보다 사적 제재나 다른 방식의 극적인 처벌을 통해 보는 이에게 쾌감과 대리만족을 주는 내용이 많습니다. 빈센조, 모범택시, 베테랑 2, 지옥에서 온 판사, 열혈사제, 참교육 등이 그러했습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물론 방송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결국은 권선징악 교훈의 내용이고, 결론적으로는 어딘 가에서 현실에서 허용된 방법으로 마무리하지만, 작가의 속내는 그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아니었으면 합니다. 이런 내용에 시청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인기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지옥에서 온 판사'에 몰입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드라마보다 악인들을 확실하게 죽음으로써 처단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원했습니다. 현실도 이렇게 되며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 안에 괴물이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힘없는 아기로 오신 주님께 용서를 청합니다.
저를 용서하소서. 제 안에 괴물을 물리쳐주소서. 저에게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