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대해 쓰기
오늘의 글감은 ‘밥’이다.
엊그제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이 떠올랐다.
아침 몽쉘통통 - 점심 라면과 몽쉘통통 - 저녁 몽쉘통통으로 세 끼를 몽쉘통통을 먹었다. 포만감은 최고지만 뭐하느라 밥도 못 먹고사나 싶다. 오늘은 아침 단백질 쉐이크 약간 -점심 쌀국수 포장-저녁 피자와 파스타 배달로 먹었다. 어제보다는 분명 뭘 더 먹기는 했는데, 뭔가 초라한 느낌이다.
나는 아이 두 명을 키운다. 12살 남자아이와 8살 여자 아이이다. 이 아이들은 한참 동안 각각 내가 만든 김치볶음밥과 계란볶음밥에 환장했었다. 매 끼니를 그렇게 해줘도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밥이 하기 귀찮아지고, 아이들도 귀찮아하는 엄마 밥을 굳이 먹지 않아도 더 맛있는 것들을 배달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오늘 저녁도 유명한 파스타와 피자를 함께 웃으며 입에 털어 넣은 것이다.
밥에 대해 생각해보자니 괜스레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밥을 차려주는 것은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봉사인데 그 수고와 사랑을 대체한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한껏 수고해서 차려주고, 맛있다고 냠냠 먹어주는 아이들을 보는 행복감도 사라진 지 꽤 되었다는 생각에 미치니 아쉽기까지 하다.
맛있는 밥을 차려줘야겠다. 일정상 매끼를 차려줄 수는 없겠지만 정성스러운 밥상을 내어주고 싶다. 아이들이 나중에 ‘우리 엄마는 요리를 정말 잘해’, ‘엄마 밥이 최고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갈고닦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