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앤 Nov 18. 2024

튀튀

맨드라미

붉은 치맛자락이 흘러내릴까
꼭꼭 여며보지만
주르르 흘러내리더니 이내
튀튀를 입고 뒤로 허리를 꺾어
두 손을 감아 춤을 추는 발레리나가 된다.

뜨거운 박수와 갈채를 받고
무대 인사를 마친 그
가시덤불처럼 고달팠던 삶이
눈사람처럼 단단했건만
그만 기억저장소가 사라진 것처럼
하얘진다

앞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
아득히 먼 날처럼
맹꽁이 울음소리 되어
공중에 흩어진다

작가의 이전글 우산의 서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