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케팅
내 홍보는 내가 알아서 할게! 콘텐츠 생태계를 장악하는 연예인 유튜버
안녕하세요, 에디터 녹이입니다. ‘브런치’라는 문장 위주의 플랫폼으로 옮기면서, 어떤 시선을 공유하고 싶은지를 고민해 봤어요. 언제나 새롭지만 항상 인상 깊은 마케팅 이야기를 하면 타닥타닥 재미있게 타이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근데 한 가지 단점… 저… 꽤나 헤비 라이터일지도 모르니… 길면 길다고 댓글로 불평해 주세요.
충격적이게도, 작년까지도 유튜브를 잘 안 보는 편이었습니다. 세상 일을 조금이나마 캐치하려면 유튜브를 그래도 시작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올 하반기부터 틈틈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인급동)’을 스크롤하곤 했는데, 지난 주에 박나래의 ‘나래식’ 영상이 인급동에 떴더라고요? 유튜브 개설과 동시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급동의 영광까지 안았다고 합니다.
만들었다 하면 ‘인급동’인 연예인 유튜버.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최근 몇 년 사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방송이나 영화에서 쌓아온 명성과 팬층을 바탕으로 개인 채널을 운영하며, 유튜브 생태계에서 미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팬들은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캐주얼하게 접한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은 유튜브를 통해 보다 자유로운 소통과 콘텐츠 제작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이런 트렌드는 기존 미디어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불러오고 있어요.
시작에 앞서 어디까지를 ‘연예인 유튜버’로 분류할 것인지 정리해 볼게요. 여러 연예인 유튜브의 경우, 연예인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 제작사가 함께 붙어 기획하고 촬영해요.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역시 제작사 ‘박스미디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물이거든요. 이렇게 브랜드가 명확히 있는 타 미디어 매체가 아닌 유튜브 제작사와의 협업은 ‘연예인 유튜브’로 분류하겠습니다.
유튜버들이 주로 보여주는 콘텐츠는 실로 다양합니다. 브이로그부터 일상 토크, 뷰티 튜토리얼을 그들의 솔직한 목소리로 즐길 수 있죠. 물론 그 안에 셀프 PPL도 놓치지 않습니다. 헤일리 비버는 본인의 뷰티 브랜드 로드를 활용한 메이크업, 런칭 파티 비하인드를 틈틈이 공유합니다. (확인해 보니 브랜드 채널은 만들지도 않았네요. 본인이 곧 브랜드라는 걸까요?)
김나영의 노필터 티비의 경우, 인테리어 매체도 섭외하지 못하는 유명한 집을 컨택해서 방문하는 ‘똑똑똑’ 코너가 연일 장안의 화제에 오르곤 하죠.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하시시박・봉태규 부부의 주택이나 ‘런던베이글뮤지엄’ 창립자 이효정의 집을 리뷰하는 김나영의 영상, 많이 귀하죠.
개인적으로 가장 어필되는 콘텐츠는 단연 친한 연예인 지인을 초대해 진행하는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라고 생각하는데요. 근 2년간 새로 오픈하거나 리뉴얼을 한 계정 중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얻은 연예인 유튜브들의 공통점은 바로 ‘셀럽 초대’였습니다. 혜리 역시 단순 브이로그를 올렸을 때보다 지인들을 초대하는 ‘혤’s 클럽’ 코너를 시작한 이후 폭발적인 계정 성장을 이뤘죠.
이런 채널은 상업적 성공도 함께 거두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유튜브 수익을 대략적으로 계산해주는 vling 사이트를 활용해 봤는데요. 김나영의 월 예상 수익은 726만원, 혜리는 882만 원입니다. 로제는 10개월 동안 아무 영상도 안 올렸는데도 월 500만원을 버네요. 앞선 금액은 순전히 플랫폼 내 광고 수익만 비교한 것이고, 그 외에도 브랜드 협찬과 제품 판매로 상당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죠?
이러한 연예인 유튜브 채널의 성공은 기존 미디어 업계, 특히 방송사나 잡지사 같은 전통적인 플레이어들에게는 고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연예인을 섭외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들의 경우, 섭외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본인의 채널 운영이 잘 되면 연예인이 더 이상 외부 플랫폼의 출연 제안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고요.
그래도 공존할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기존 미디어는 연예인 채널과 단순히 경쟁하기보다는, 콜라보 콘텐츠를 통해 서로의 장점을 살린 협업 모델을 만들 수 있죠. 존박과 토스의 협업처럼, 연예인의 영향력과 미디어의 제작 역량을 결합해 브랜드 가치에 어울리는 연예인과 합동 시리즈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혹은 심층적인 분석이나 논쟁거리처럼, 인물이 없더라도 각자의 필드에서 도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로 가득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강점으로 가져가도 좋겠죠.
위기이자 기회인 연예인 유튜버의 등장. 아무튼 재밌긴 하잖아요. 그럼 저는 김나영 유튜브 마저 보러 이만 침대로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