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 전, 남편이 가족을 위해 준비한 메뉴는 참치두부찌개와 두부구이다. 냄비를 열어보니, 찌개가 한가득이다. 먹을 만큼만 덜어먹고 뚜껑 덮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출근한다. 퇴근해서 따로 음식을 하지 않고 끼니를 때울 수 있다.
남편이 앞으로는 두부를 충동구매하지 말아 달라고 한다. 마트장을 남편이 보는데 가끔 내가 구입한 식재료가 메뉴 계획에 없어 곤란하단다.
어제 딸랑딸랑~ 아파트를 순회하는 두부차 소리를 듣고 두부 2모를 사놓았다. 두부차에서 파는 두부는 동네 손두부 전문점에서 만드는 두부다. 한모 가격이 2,500원으로 시중보다 비싸다. 시판두부와는 다르게 아주 크고 묵직하고 고소하다.충동적으로 두모를 구입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두부 참치찌개를 끓였는데 참치가 바닥에 있으니, 골고루 잘 떠서 먹으란다. 출근하는 남편의 오른손에 분홍 천 장바구니가 들려있다. 퇴근하면서 필요한 식료품 장을 보려나보다.
아이들 어렸을 때 남편이 출근해버리고 나면 남겨진 아이들을 등원시키며 멘붕이 온 적이 있다. 특히 시간대가 이미 직장 지각상태라면 더더욱 그랬다. 서서히 가사분담으로 아침식사를 남편이 맡은 지 10년이 넘어간다. 타지에서 오롯이 둘만 맞벌이 생활하는 상황에서 비로소 살 것 같다.
오늘도 남편 덕분에 여유 있게 아이들을 깨운다. 따뜻한 밥에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8시 20분에 다 함께 집에서 나와 학교와 직장으로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