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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한 번 줬을 뿐인데, 해외여행 전 알아둘 주의사항

by 트립젠드

해외 여행 전 꼭 알아둘 도시별 금지 사항
비둘기 먹이 금지, 국내도 예외 아님
작은 행동이 큰 과태료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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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숨은 해외여행 규정들 소개)


도시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손길을 멈추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광장 가득 내려앉은 비둘기 떼, 여행객들의 웃음, 그리고 여유로운 산책길이다.


겉보기엔 평온해 보이지만, 이 조용한 풍경 사이로 의외의 규칙들이 숨어 있다. 어느 곳에서는 손에 쥔 과자 한 조각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어디선가는 사소한 습관이 단속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여행객이 흔히 간과하는 행동들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떤 도시의 고민이 자리하는지를 살펴본다.


세계 여행자의 가장 흔한 실수, ‘비둘기 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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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유럽의 대표적 여행지 베네치아의 중심부에 있는 산마르코광장은 관광객과 비둘기가 함께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외관 보존과 거리 관리 문제 때문에 이곳에서는 새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먹이 제공이 이어질 경우 시설물이 손상되고 주변이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베네치아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도시는 비둘기 문제를 공통의 도시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각 지역 상황에 맞춰 벌금 규정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가벼운 행동이지만, 도시 관리자는 환경 보전과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고 있는 셈이다.


국내도 과태료 시행… 서울의 ‘비둘기 먹이 금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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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 흐름은 이제 국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시는 2025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도심 내 비둘기 먹이 제공 행위를 단속 대상에 포함한다.


적발 횟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누적 방식이 적용되며, 처음에는 20만 원, 반복될수록 최대 100만 원까지 올라간다.


한강공원, 광화문광장, 서울숲, 남산공원 등 총 38곳이 단속 대상이며, 6월까지는 홍보 중심의 계도 기간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최근 시민 불편 사례가 눈에 띄게 늘자, 도시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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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건물 외벽이나 휴식 공간이 더러워지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유적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둘기 배설물 속 세균과 진드기가 시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정책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한편 일부에서는 과태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생태계 조절과 같은 근본적 대책 없이 금지와 처벌만 앞세운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장기적으로는 서식지 분산이나 개체 관리 등 보완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행지에서 조심해야 할 또 다른 금지 행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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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비둘기 먹이 금지는 세계 각 도시가 공통으로 시행하는 대표 규정이지만, 여행객이 신경 써야 할 항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나라별로 특징적인 규정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오래전부터 껌으로 발생하는 유지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입과 판매를 금하고 있다.


몰디브는 종교적 이유로 성인잡지와 알코올 반입을 제한하며, 유럽 일부 도시는 지하철 이용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승차권을 끝까지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스킨십이 법적 제재 대상이다. 연인 간의 가벼운 포옹조차 문제가 될 수 있어 여행객 역시 현지 규범을 존중해야 한다.


그 외에도 특정 시간 이후 화장실 물 사용을 제한하는 스위스의 소음 규정, 연료 부족으로 고속도로에 차를 세우면 벌금이 부과되는 독일의 도로 규칙 등 지역별 특성이 반영된 사례도 많다.


알고 여행하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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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몰디브 해변)


여행지를 찾으면 풍경과 음식, 사람들과의 만남이 설렘을 더한다. 하지만 도시마다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 그 규칙들은 모두 지역의 환경과 안전을 위한 이유를 품고 있다.


특히 비둘기 먹이주기처럼 의외로 흔한 행동이 도시 전체의 위생과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행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서울에서도 같은 조치가 시행되는 만큼, 앞으로는 국내외 어디에서든 작은 행동 하나가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여행의 자유는 존중되지만, 그 자유는 도시와 함께 나누는 공간 위에 놓여 있다. 규칙을 알고 존중하는 태도는 여행을 더 안전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이번 여정에서는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어떤 배경과 이유가 숨어 있는지 천천히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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