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서늘한 새벽 공기가 뺨을 스칠 때, 호숫가 너머로 희미한 기운이 일렁이며 풍경을 가린다. 가까스로 드러난 실루엣은 나무와 물, 그리고 고요를 품은 호수의 숨결이다.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그 순간, 발걸음을 옮기면 더욱 짙어지는 자연의 속삭임이 마음 한쪽을 흔든다.
어떤 이들은 이곳에서 마주한 장면이 오래된 그림 속 풍광을 떠올리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은근히 보여주는 아름다움 속에서 비로소 이곳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전북 진안군 봉소마을 언저리에 자리한 주천생태공원은 주자천 하류와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생태공원이다.
계절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가을이면 호수 위로 부드러운 안개가 퍼져 나가 아침을 뒤덮는다.
단풍나무와 수생식물들이 함께 배경을 이루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자연이 내뿜는 색채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이른 시간에 찾은 방문객들은 붉은 단풍과 은빛 물안개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분위기에 감탄하곤 한다.
호수에 비친 풍경은 마치 채색된 그림처럼 정교하며, 빛이 스며드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도 특징이다.
그런 까닭에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이 모여들며 새벽 시간이 가장 북적이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주천생태공원은 초입부터 평탄한 지형이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수생식물원과 야생화단지가 적절히 배치돼 있어 산책하다 보면 자연이 바뀌는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원 중심부의 인공호수는 가을철 가장 많은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 명소로, 호수 위로 안개가 퍼질 때는 동양화 속 장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장화를 신은 사진가들이 얕은 물가를 조심스레 걸어 다니며 촬영 포인트를 잡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때때로 지역 주민들이 뱃사공 역할을 자처해 호수 위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나는데, 이 장면은 풍경의 일부처럼 어우러져 더욱 아련한 정취를 만든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주천생태공원은 연중 내내 개방되어 있으며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비용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원 내부에는 산책로와 휴식 공간이 고루 갖춰져 있어 짧은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오랜 시간 머물며 사색하기에도 충분한 여유를 제공한다.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물안개와 빛, 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이곳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진안 주천생태공원 가을 풍경)
새벽에 마주하는 아련한 빛의 흐름과 호수 위에 드리운 색감은 오랜 세월 자연이 쌓아 올린 한 폭의 장면처럼 느껴진다.
주변 관광지인 닥밭골 옥천암과 와룡암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짧은 코스로도 알찬 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
가을의 감성을 깊이 녹여낸 이곳은 자연이 조용히 들려주는 아침 인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무료로 개방되는 공원이 주는 편안함과 새벽 물안개가 선사하는 특별한 한 순간은, 긴 여정 끝에 마주한 자연의 선물처럼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