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알마티(카자흐스탄 여행기1)
1. 준비 그리고 설렘
2023년 11월 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가는 항공권을 예약한 날이다.
출발일은 2024년 8월 10일
아직 9개월 정도의 꽤나 긴 기다려야 했지만 설렘 가득한 내 심장은 더욱 큰 소리로 요동치는 것 같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을 한번쯤은 받아봤으리란 생각이 든다.
나의 답은 '모든 순간'
가고 싶은 나라와 도시를 결정하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항공권을 예약하는 순간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유명 관광지에 관한 정보를 얻고 맛집을 탐색하는 순간
유달리 하늘이 맑아 보이고 세상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이는 신비한 마법에 빠져 공항으로 가는 순간
여행지 도착한 첫날. 그곳에서 맞이하게 되는 하나하나
새로운 모든 순간
그뿐이겠는가~!
귀국해서는 휴대폰 앨범 가득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드는 순간
기념품으로 사 온 머그잔에 커피를 마시며 냉장고에 붙어있는 마그넷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때에도
여행 관련 방송을 보다 내가 방문했던 곳들이 나올 때의 반가운 순간에도,,,
사실, 여행이라는 이 매력적인 단어 자체만을 떠올릴 때에도 내게는 설렘 주의보가 내리는 것 같다.
내 MBTI는 ENFJ
본래 꼼꼼하고 매우 계획적이며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
9개월 동안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어느 정도 여행 경험이 쌓이고 이제는 욕심도 조금은 내려놓고 편하게 여행하자고 결심하지만, 막상 전투태세에 들어가면 나의 몸가짐과 눈빛이 달라지는 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책을 많이 읽는다. 요즘에는 유튜브나 TV프로그램 그리고 인터넷 블로그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책을 많이 참고하게 된다.
카자흐스탄과 관련된 책들을 검색하고 사들이기 시작했다. 여행기, 문화, 정치, 경제 어떤 내용이던지 간에 열심히 읽고 준비한다. 분명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느끼는 것도 많아지고 더 보람차고 알찬 깊이 있는 여행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여행은 지극히 학구적인 것 같다.
전에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이드북을 많이 참고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에 관한 가이드북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론니 플래닛 중앙아시아는 자세한 정보나 사진자료등이 부족해 보였고 최근에 나온 한 가이드북은 블로그의 내용들만 읽어봐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정도의 내용뿐이었다.
구글맵을 보면서 나만의 여행지도를 만들었다.
마치 수학의 제1~4분면 까지 알마티시내를 네 개의 구역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지하철역들을 그려 넣고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들을 가지처럼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동선을 짜나갔다.
매일매일 바쁘게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여행준비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9개월이라는 시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듯했다. 누가 그랬던가!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놔도 흘러간다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출발 하루 전날이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어느덧 밤 10시를 넘은 시각이었다. 모든 짐을 챙기고 12시 정각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부랴부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어컨을 틀어놨지만 이방 저 방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가방을 챙기느라 어느덧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지만 즐거운 기분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푹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어디 그게 쉬울 일이랴.
정말 진부한 표현 같지만 소풍 떠나기 전 날 설렘 가득한 아이처럼 이런저런 생각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