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피자를 먹으러 가다
2024.1.5. 금요일
금요일은 오후 수업이 없어서 오전 수업만 하면 끝난다.
아침에 조금 일찍 출발해서 세인스버리에서 초콜릿 쿠키를 샀다. 초콜릿 쿠키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나는 잠시나마 천국을 경험했다. 쿠키는 쫀득했고 사이에 박혀있는 초콜릿 청크는 상상 이상으로 달콤했다. 초콜릿이 너무 맛있는 탓에 수업 시간에 초콜릿 쿠키만 생각이 났다. 목이 말랐지만, 초콜릿 쿠키의 맛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지하로 갔다. *지하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지하에는 아르투르와 키아라가 있었다. 구스타보는 어디에 있냐고 묻자, 구스타보는 늦잠을 자서 금방 출발했다고 한다. 구스타보를 설명하자면, 굉장히 사차원적인 사람이다. 처음 만난 날에는 딸기가 담겨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하루 종일 들고 다녔고, 바게트를 하루 종일 들고 다니면서 먹었다. 그는 저녁이 되어서도 바게트를 다 먹지 못했다.
그는 덤벙거리는 사람이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구스타보에게 전화했다. 그는 지하철역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키아라가 말하길, 그는 항상 브라질 학교에서도 지각한다고 했다. 짧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왔다. 우리 교실은 활동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짝과 함께 토의해서 답을 내는 방식이었다. 나는 그 방식이 좋았다.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말을 할 수 있고,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 반 학생들이 어른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나는 몇 명과 가까이 지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어울려 다닐 수는 없었다. 그들은 보통 펍이나 클럽에 가기 때문에 미성년자인 나는 갈 수가 없었다. 나는 로비로 내려와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아르투르를 만났다. 곧이어 키아라도 왔다. 구스타보가 보이지 않았다. 키아라는 구스타보가 화장실에 있어서 늦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10분을 기다린 후 구스타보를 만났다.
우리는 근처 피자가게로 갔다. 나는 화덕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다. 나는 손으로 피자를 뜯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들은 포크와 나이 프로 피자를 자르고 있었다. 내가 왜 손으로 먹지 않느냐고 묻자, 그들은 원래 피자는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음식이라고 했다. 토론이 시작되었다. 나는 피자는 미국 음식이라고 했고 미국 사람들도 손으 로 피자를 먹는다고 했다. 그들도 반론했다. 구스타보는 손으로 피자를 먹으면 더러워서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서 먹는다고 했다.
식사를 마쳤다. 나는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키아 라의 발걸음은 지하철역을 지나쳐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분명 금요일이라서 오후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내가 학교에 왜 가는지 묻자, 키아라는 오늘이 금요일인지 몰랐다고 하며 “이럴 거면 그 빌어먹을 피자가게에 안 가도 됐었다”라고 했다. 피자가 키아라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타워브리지에 갔다. 타워브리지가 있는 시티 오브 런던에는 고층 건물이 많아서 마치 뉴욕 거리를 걷는 것 같았다. 그날 하늘은 흐릿해서 몽환적인 분위기 를 자아냈다. 런던 월(London wall)으로 가서 건물 과 조형물들을 구경했다. 우리 옆에 다른 그룹의 사람들도 구경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가이드와 여행가들이었고 아르투르가 브라질 사람들 같다고 했다.
구스타보가 갑자기 가이드에게 가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구스타보와 가이드는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구스타보는 가이드에게 런던 월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구스타보가 자신은 브라질 사람을 보면 반가워서 항상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는 타워브리지가 있었다. 다리를 건너기도 전에, 아르투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아르투르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어디를 가든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게시한다. 그는 사진이 마 음에 들지 않으면 사진을 확대하며 고개를 휘젓는다. 사진이 마음에 들 때면 고개를 끄덕이며 따봉 을 날리곤 한다.
나도 사진을 찍었다. 나는 가만히 타워브리지만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나는 건축물들을 볼 때면 항상 경탄하곤 한다. 이런 건축물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우리는 버로우마켓으로 갔다. 버로우마켓은 천정으로 뒤덮인 시장이었다. 런던에 오기 전에 버로우 마켓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를 본 적 있다. 나는 그중 하나인 초콜릿을 뿌린 딸기를 먹었다. 딸기는 정말 신선했고 초콜릿은 매우 달콤했다. 이미 이 음식을 먹어본 키아라가 “빨리 먹지 않으면 초콜릿이 굳어서 먹기 어려워진다”라며 서둘러서 먹 어야 한다고 했다. 한가지 잊고 있었던 게 있었다.
저녁에는 토트넘 의 경기가 있었다. 며칠 전, 토트넘의 팬인 홈스테이 가족들이 티켓이 모두 매진 되었지만, 취소 표를 찾 으려고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그들이 티켓을 구했는지 연락을 아직 받지 못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어서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집에 가봐야겠다고 했다. 키아라와 아르투르는 어학원에 있는 학생들이 그들을 초 대해서 같이 식사하러 가겠다고 했다. 구스타보는 그곳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갔다. 도착했을 때는 6시가 되어가고 있었고, 경기가 시작하기 2시간쯤 전이였다.
샤론은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대신에 TV로 함께 경기를 보자고 했다. 오랜만에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나는 어학원 생활과 그리고 친구들에 대해 홈 스테이 가족들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토트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들은 손흥민을 무척이나 좋아 했다. 거실에서 홍차를 마시며 경기를 봤다. 토트넘이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은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샤론은 “손흥민이 없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고 있 는 것 같아”라고 했다. 나는 “손흥민이 있을 때와 는 경기력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안은 경기가 지루하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결국 후 반전에 토트넘이 득점했지만, 샤론은 경기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샤론은 손흥민이 빨리 아시안컵에서 돌아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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