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빌라노바 드 가이아
[빌라노바 드 가이아] 강변
포르투(Porto)는 포르투갈 건국의 기원이 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항구도시이다. 중세 대항해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로 유럽에서도 가장 오래된 몇몇 도시에 속한다. 항해시대가 끝나며 그 옛날 찬란했던 영광도 희미해졌지만,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오래된 도시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오랜 세월의 풍파에 색 바랬을지라도 외양은 고스란히 남아있기에 [리베이라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고풍스런 옛 도시 이미지와 유유히 흐르는 도우루(Douro)강 그리고 구(舊)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풍경은 [포르투]의 감성 그 자체이다.
❏ 포르투 도우루강 산책로
포르투갈 북부에 위치한 도시 빌라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 부둣가는 강변 산책로이자 포르투를 대표하는 포트(Port)와인의 성지로,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인저장고와 시음을 제공하는 다양한 와이너리 매장이 있으며 옛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또한 도우루강 하구 남향(南向)에 위치한 리베이라 광장에는 각양각색 분위기의 카페가 있어 강변 유람선 티켓을 예매해 놓고 1시간가량 기다릴 때 음료수 한잔을 마시며 시간여행을 하듯 강변 뷰를 즐기기에도 좋다.
북향(北向)인 빌라노바 드 가이아 지구(地區) 와이너리 광장에는 유람선을 탈수 있는 선착장이 여러 개 있고, 30분단위로 출발해 쉽게 승선할 수 있다. 28€ 티켓을 구입하면 선상에서 포트와인 한잔도 마실 수 있으며, 탑승만 하는 경우 일반티켓은 18€이다.
주말나들이를 나온 현지인들 속에 묻혀 와이너리 광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포트와인 전문매장을 둘러보기도 하고, 북적이는 거리 버스킹(Busking)을 찾아 사이몬&가펑클의 올드팝을 들으며 1970년대의 아스라한 추억을 불러내보기도 한다.
리베이라(Ribeira) 광장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포르투의 상징적인 항구이다. [리베이라]는 15세기 초 ‘엔리케 왕자’가 마데이라 제도 등 여러 작은 섬들을 식민지로 개척했던 항이다. 당시 거대한 탐험선이 이곳 도우루강 하구를 출발해 포르투 항구(Foz do Douro)에서 돛을 높게 올렸을 역사의 현장을 잠시 떠올려본다.
❏ 도우루강 유람선
도우루강 유람선의 즐거움 중 하나는 보트, 통통배, 해적선 등 각양각색의 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낭만적인 작은 배보다 안전한 유람선에 오르니 다양한 생김새의 여행객들이 올라있다. 별도 좌석구분이 없어 바깥쪽에 자리했는데, 11월초임에도 해양성 기후답게 따사롭고 온화한 햇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후 3시쯤 25°C까지 오르면서 반팔차림의 현지인들도 많이 보인다. 유람선에 오른 여행객들은 각기 다른 국적이지만, 같은 배를 타고 여행을 즐긴다는 이유만으로도 유대감이 느껴진다. 푸른 강물을 가르며 멋진 풍광이 나타날 때마다 이방인들과 함께 감탄사를 외치며 들뜬 분위기에 도취돼 즐거움이 배가(倍加)된다.
[리베이라 광장]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➀동 루이스(Dom Luis) 철교로부터 동쪽으로 강을 거슬러 ➁마리아 피아(Maria Pia) 다리를 거쳐 ➂상 조앙(São João) 다리를 지나, 포르투(Porto)지역 중심가와 빌라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지역을 연결하는 ➃프레이수(Freixo) 다리까지 올라간다.
배는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질주하며 [광장]으로 복귀해 [루이스 다리]를 지나는데, 철교에서 멀어질수록 빼곡한 건물이 점차 사라지며 ⑤아라비다(Arrábida) 다리가 나타난다. 이어 도우루강 끝자락과 광활한 대서양 바다가 만나는 ⑥포스 두 도우루(Foz do Douro) 부둣가의 등대인근에 다다른다.
1420년 포르투갈 항해왕자 엔리케의 명을 받은 애꾸눈 선장 자르코(João Gonçalves Zarco)와 탐험대 일행은 [리베이라] 항을 출발해 [포스 두 도우루] 항구에서 닻을 올린 뒤 리스본을 거쳐 거침없이 북대서양으로 나아가 포르투갈 최초의 해외영토가 된 마데이라(Madeira) 제도를 발견하였다.
포르투갈에서 1,000km 떨어진 마데이라 섬은 세계적 축구선수 호날두의 고향이다. 유람선을 타고 당시 탐험선 경로를 따라 출발지였던 도우루강을 거슬러 올라 바다와 맞닿아 있는 대서양 수평선을 바라보니 옛 선인(先人)들의 용맹했던 기개가 떠올라, 순간 범인(凡人)으로서 감히 행치 못할 두려움에 송연(悚然)해진다.
뱃머리를 돌려 [리베이라 광장]으로 되돌아오는데, 유람선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에는 알록달록한 집들과 언덕위에 옛 건물들이 빼곡하다. 동서로 왕복하며 1시간가량을 승선(乘船)하는 유람선은 포르투의 멋스런 구도심을 거쳐 대서양과 맞닿은 부두까지 구경하며 즐거움에 빠져든 멋진 투어였다.
유람선에 이어 포르투의 낭만적인 풍광을 한눈에 보기위해 세라 두 필라(Serra do Pilar) 전망대에 오르는데, 여행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좋다. 케이블카 편도요금은 7€이다.
[와이너리 광장]에서 루이스 다리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니 강 너머 언덕 위 중세건물과 올드타운의 모습을 간직한 멋진 풍광에 절로 탄성이 질러진다. 세라 두 필라 전망대는 도우루 강변과 포르투 풍경을 배경으로 일몰사진을 담기위한 핫플(Hot place)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주말인파(人波)로 북새통을 이루는 [전망대]에는 해떨어질 시각에도 외길모퉁이에 음반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사람이 보인다. 버스커의 음반소리가 세계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섞여 시끄럽지만, 잠깐이라도 머물러있다 보면 절로 흥이 날 분위기이다.
Serra do Pilar 전망대에서 [루이스 다리] 아래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니, 도우루강에 내려앉는 가을금빛 노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룬다. 포르투갈 여정(旅程)에서 짧은 시간 강렬하게 다가왔던 이 순간들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았다.
Still Image
Extra Shoo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