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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농산물 무역으로의 커리어 시작

필자는 지방에 있는 조그마한 종합 무역상사에 다녔었다. 회사의 주주 중에서 조금 특이한 주주가 존재하여, 돈을 너무 많이 벌어도, 너무 적게 벌어도 안 되는 참으로 애매한 회사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집이랑 가깝기도 하고 이전의 경력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작정 지원해보았다. 내놓을 만한 영어 성적도, 번듯한 자격증도 없이...


필자는 어릴 때부터 군대에 가기 싫어했다. 하지만 인생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남들보다 쬐금 더 길게 간부로 다녀왔다. 무엇인가에 이끌려 아무 계획 없이 2017년 11월 30일, 나는 그렇게 홍콩으로 떠났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속 홍콩은 비록 세월이 흘러 지나가 버렸지만, 그 어린 날 뇌리 속에 깊숙이 박힌 홍콩은 내 20대를 영화 속에 살아보라고 외쳤던 것은 아닐까. 오랜 필름 영화를 담고 있는 곳에서 20대 어느 순간 한 번은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 아무 계획 없이...


홍콩 무역업체에서 잠깐 일을 했다. 이를 계기로 지금 다니고 있는 무역회사에 무작정 아무 스펙도 없이 지원했다. 단지 6개월간 살았다는 경험만 가지고...


면접관으로 들어왔던 현재의 부서장이 나에게 질문을 날카롭게 하였다.

問: "얼룩말 씨는 홍콩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데, 홍콩에 우리 회사에서 딸기를 더 많이 팔고 싶은데 어떤 방식의 마케팅을 할 것인가요?"


答: "저에게 홍콩을 담당할 기회를 주신다면, 홍콩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농사짓도록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하여 농민 교육을 하고, 홍콩에는 지하철역마다 유동 인구가 많아서 가장 목 좋은 곳을 임차하여 여러 과일을 구성하여 판매하도록 할 것입니다."


당시 면접관이던 부장님은 "우리 회사는 소매시장에 직접적인 판매 활동은 하지 않고 바이어를 통해서 거래하는데..."라는 말을 남겼다. 다른 면접 질문은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질문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스스로 답변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업계에 몸담고 보니 얼마나 무모한 대답이었는지를 깨닫는 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 답변이 만족스러웠는지 이후로 여쭤본 적은 없지만, 정장도 입지 않은 면접자를 합격시켜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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