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일야 OneGolf Oct 6. 2024
정각 00시.
하루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둠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습관처럼 침대 옆에 놓인 일기장을 집어 들었다. 매일같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했다. 그러나 오늘은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일기장을 펼쳤다. 그날의 일상은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페이지는 텅 비어 있었다. 하얀 종이 위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하루의 눈이 흔들리며 빈 페이지를 응시했다. 그녀는 자신이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게 뭐지...?"
입술이 떨리며 속삭였다. 일기가 없다. 어제 하루는 사라져 버린 것일까?
11살 때부터 그녀는 매일 일기를 써왔다. 그때부터 매일 어제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엊그제의 기억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래서 매일 일기를 썼다. 하루를 잃지 않기 위해서. 어제의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기억을 잃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었지만, 오늘 느껴지는 불안은 그와는 다른 종류였다.
무언가가 빠져나가 버린 듯한, 찰나의 순간이 존재하지 않는 느낌.
하루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일어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