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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류, 레스토랑 매출의 숨은 30%를 깨우다

외식주역경영전략 05

by 김두현 박사

레스토랑 비즈니스에서 주류 선택은 단순한 음료 제공 이상의 전략적 결정입니다. 오늘날 외식 산업은 임대료 상승, 식재료 가격 인플레이션, 인건비 증가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빨래 짜듯' 모든 요소에서 가치를 끌어내야 합니다. 그 중심에 주류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식문화에 따라 음료의 개념은 다릅니다. 한식은 밥과 국이 동시에 제공되는 한상차림인 반면, 유럽은 스프와 스튜가 개별 식사로 취급됩니다. 유럽에서는 과일 보존과 식수 확보를 위해 와인을 발전시켰고, 로마제국은 원정 과정에서 점령지에 포도나무를 심어 물과 희석한 와인을 식수로 활용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와인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고, 상업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농촌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희귀한 와인은 브랜딩을 통해 가치를 높였고, 지금은 한 병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와인까지 다양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레스토랑 경영의 핵심 지표는 객단가와 회전율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레스토랑 매출의 최소 30%가 주류를 포함한 음료에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요기요 사장님 포털'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류와 함께 배달 음식을 주문할 경우 결제 금액이 33% 증가하며, 약 7,550원의 객단가 상승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레스토랑이 30%의 매출을 놓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30%의 영업이익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레스토랑에서 주류 판매는 일반 식품보다 평균 2-3배 높은 마진율을 제공합니다.


코넬 대학교의 호텔경영학과 연구에 따르면, 레스토랑의 주류 목록은 해당 업장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타겟 고객층을 효과적으로 정의합니다. 주류는 단순한 동반 음료가 아닌,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포지셔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컨대, 1인당 10만 원의 식사비용을 받는 레스토랑이라면, 4인 기준으로 10만 원 상당의 와인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격'에 맞습니다. 이 균형은 고객 경험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레스토랑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합니다. 반면, 일반 소주를 5,000원에 판매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 모두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재무 관점에서도 소주 한 병의 마진 3,000-4,000원은 하이볼이나 와인이 제공하는 10,000원 이상의 마진과 비교할 때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코로나19 이후 주류 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고급 위스키와 믹스하는 하이볼의 급상승, 와인 소비의 증가가 두드러진 트렌드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저가 소주와 맥주 대신 안동소주, 문배주 같은 고급 전통주나 수입 맥주, 수제맥주로 대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형 양조장에서 레스토랑 전용 라벨을 부착한 막걸리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독점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도도 있습니다. 이는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높은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전략적 주류 메뉴 설계를 통한 실행 방안을 다음과 같습니다.

1. 메뉴 엔지니어링과 주류 페어링

미시간 주립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음식과 주류 페어링을 제안하는 메뉴는 그렇지 않은 메뉴보다 평균 15% 높은 주류 판매율을 보입니다. 각 메뉴 아이템 옆에 추천 주류를 명시하는 것만으로도 주류 매출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2. 직원 교육과 주류 지식 함양

와인 앤 스피리트 트러스트(Wine & Spirit Education Trust)의 보고서는 주류에 대한 지식을 갖춘 직원이 있는 레스토랑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평균 23% 높은 주류 판매율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직원들에게 와인의 원산지, 빈티지, 특성부터 위스키의 숙성 과정, 일본 사케의 제조법까지 교육하는 것은 투자 대비 효과가 큰 전략입니다.

3. 독특한 주류 경험 제공

맥킨지(McKinsey)의 소비자 행동 분석에 따르면,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은 일반적인 제품보다 독특하고 스토리가 있는 제품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82% 더 높습니다.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 맥주, 지역 특산 막걸리, 한정판 위스키 등 희소성 있는 주류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경영 결정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단골 고객이 저가 주류를 원할 경우, 고객 만족 차원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고객 만족과 장기적 브랜드 가치 사이의 균형 문제입니다.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케팅 교수 레비트(Theodore Levitt)는 "사람들은 4분의 1인치 드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4분의 1인치 구멍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객은 소주나 맥주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공하는 경험과 분위기를 원합니다. 고급 전통주나 수제 맥주로 이 욕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고객 만족입니다.


레스토랑 비즈니스에서 주류는 단순한 부가 상품이 아닌,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의 핵심입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류의 지위를 소홀히 취급하면 레스토랑의 격과 매출, 그리고 공헌 마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주류의 중요성은 변함없습니다. 음주 문화가 감소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도, 고급 주류를 통한 차별화된 경험과 수익 창출은 여전히 외식업 성공의 중요한 열쇠입니다.


고객은 단순히 배를 채우러 레스토랑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경험과 추억, 특별한 순간을 위해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순간을 완성하는 데 있어 적절한 주류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음식도 음료도 모두 음식이라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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