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좋을 때 일지도 모릅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남편의 정년과 은퇴라는 단어들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하며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어쩌면 그렇게 떠밀리듯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의 평온했던 일상을 뒤로하고, 앞으로의 생활이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걸 알기에 '은퇴 준비'라는 단어가 조금은 무겁게 다가옵니다. 50대가 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데, 은퇴를 계기로 또 다른 일상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오는 것 같습니다.
은퇴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 경제적인 변화입니다. 은퇴 후에는 수입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텐데,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의 생활비와 예기치 못한 의료비, 그리고 아직은 덜하지만 점점 노쇠해지시는 시부모님과 자녀들의 뒷바라지까지 더해지니 책임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막연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구체적인 걱정들이 눈앞에 닥치니 중압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겠지요, 노후 준비가 완벽하게 된 일부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준비되지 못한 채 은퇴와 정년, 그리고 노후를 맞이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의 은퇴와 함께 맞이할 경제적인 변화는, 그동안 안정적이던 일상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상황을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할까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불안 속에서도, 나름의 대책을 찾아보고 대비하는 과정은 어쩌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재취업이든, 작은 일이라도 시작해 보든, 혹은 절약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가는 일이든, 이 변화를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겠지요. 막막하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든 잘 대비해 나가야 함을 알기에 현실적인 계획들을 세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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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 중에서 우리 부부도 새로운 도전의 갈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미뤄왔던 공부나 운동, 혹은 오랜 관심사였던 취미활동을 이제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슬슬 올라옵니다. 어차피 예전만큼의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수입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음을, 아니 체력적으로 힘듦을 깨달은 바, 이제는 내가 원했던 삶의 방향을 조금씩 찾아가며, 가치와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을 통해 얻는 작은 성취와 수입에 만족할 줄 아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을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50대의 도전은 단순한 목표를 넘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인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보다는 속도가 더딜지라도,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고, 그 과정 속에서 나를 알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될 테니까요. 남편의 은퇴라는 변화와 우리 부부의 작은 도전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일상을 함께 그려나가는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진짜 2막을 시작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은퇴와 도전이 만들어낼 이 새로운 일상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우리 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