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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ple Rain Dec 12. 2024

생각을 써보는 것

소통을 한다는 것은...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국에 글을 쓴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비상계엄 사건이 있었던 후 우리의 일상이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매일 특집뉴스가 편성되어 나오고, 사람들은 더 큰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외칩니다.  주변에서도 이러니 저러니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견이 달라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당, 야당의 당색을 떠나, 저 역시 탄핵에 공감하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이 자기 맘대로 계엄을 선포하고,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권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며 화가 났습니다. 그 화는 단순한 감정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글로 다 담을 수는 없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도 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더 담담하게 이야기를 써야 할까? 정치적 색채를 담은 글은 나를 공감해 줄 이들에게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동시에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는 갈등을 더 키우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쓸 때마다 느끼지만, 어떨 땐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내 감정, 내 의견, 내 분노를 다 표현하고 싶지만, 그것이 꼭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글은 결국 소통을 위한 매체인데, 내 생각을 온전히 담기 위해 소통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듭니다.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그것을 꾹 눌러 담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것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저는 다름을 넘어 함께하기 위한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50대가 되어 바라보는 세상은 정말 복잡합니다. 모든 것이 흑백논리로 나뉘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모든 것이 그 경계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탄핵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의 혼란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대화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대신,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태도가 세상을 더 분열시키고 있음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글로 모든 것을 담아낼 수은 없습니다. 그러나 글을 통해 혼란 속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내 의견을 내세우는 대신, 우리가 함께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으려 합니다. 지금의 혼란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날이 오기를,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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