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산후 조리원
아이와 함께 바로 조리원으로 들어왔다.
조리원예약은 임신초기부터 자리싸움이 치열하더라.
조리원은 산모에게는 천국이라고 불리는데 천국 까지는 모르겠다.
와이프는 유축하느라 새벽에도 계속 일어나야 하고
이것저것 조리원 일정이 많았다.
아이는 신생아실에서 조리원의 환경을 만끽하며 잘 있는 거 같았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바로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와이프도 산후우울증세가 있고..
회사일 따위 직장 따위는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당차게 퇴사 의사를 밝히고 케어에 전념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래도 내사회 생활 경력을 끊어내고 가장이 백수가 되어 있다는 것은
내 마음이 벌써부터 허용하지 않더라.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하고.. 온가지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지금 이 조리원 생활만 생각하자. 나를 다독여보았다.
조리원에서 직장까지 계속 출퇴근하였다. 퇴사일은 정해서 사직서 내서 그런지
일할의욕이 반반이더라.
조리원에서 모자동실 시간은 비교적 프리하게 줘서
아이랑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 팔 안에 아이가 얼마나 작고 소중한지..
조심조심~ 소중히 만져본다.
아이의 사경 때문에 간단한 스트레칭정도 해준다.
조심스럽게 우유도 먹여본다.
얼마 정도 먹었는지 체크한다.
아이 키우는 데는 모든 것을 체크해야 함을 깨닫는다.
지금 온도 습도는 적절한 지부터 누운 자리는 진자리인지 마른자리인지...
하여튼 나 자신이 더 세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게 된다.
그리고 이곳 조리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말하자면,
티브이에서 보던 산후조리원이랑은
살짝 다른 느낌의 조용한 여기 조리원분위기.
조용히 쉼을 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느낌이다.
적막한 소리를 티브이를 켜서 쫓아낸다.
모자동실, 산모 프로그램, 산모밥시간 나는 쉬기만 하는데도 시간이 잘 간다.
조리원의 이 시간들도 금방 지나가고 나면 이때를 그리워하겠지?
현실육아에 던져질 나에게 미리 고생하라고 격려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