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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야 Nov 26. 2024

20대가 되어, 첫 반장이 되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 들어가다

나의 초중고 교육과정을 떠올려보면 단 한 번도 반장이나 부반장이 된 적이 없다.

물론, 전교회장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 당시에는 학급에서 조용히 묻혀가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반장이 되었다면 최선을 다했겠지만 아무도 날 추천하지 않았고.


반장과 부반장이 되기 위해서 경쟁하고, 칠판 앞에서 서서 자기 PR 하는 과정이 너무 싫었던 것 같다.



일단 과정이 귀찮고, 그 멘트를 준비하고 암기하는 게 싫었다.


그렇게 교육과정이 끝나고 성인이 된 지금 "반장"이라는 것을 할 일이 없어졌다.

사회의 팀장이나 대표가 되는 느낌?




아이돌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들이 나온다.

"학창 시절 반장이나 부반장 해본 사람?"


부승관이 반장 하면 "부반장"으로 불린다고


그럼 꽤나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손을 든다.

5명 중에 3-4명 정도는 경험이 있었다.


그게 너무 신기한 거다.

단순히 드는 생각은 


나는...? 나도...!

근데 돌아갈 수 없는데?



그렇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갈 수 없었다.

가질 수 없는 건 더욱 갖고 싶은 법.


그들처럼 나도 자랑스럽게 손을 들고 싶었다.


그래서 20대가 되어 한 소속의 자발적 반장이 되었다.


한국방송작가협회교육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굉장히 준비를 열심히 해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합격을 한 순간 엽떡까지 시켜 먹으며 합격을 자축했다.


그렇게 첫 개강 날 담당 선생님을 만나고, 반장을 선발하겠다 말씀하셨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


'반장? 왜 인지 내가 될 것 같은데.'


30명 남짓되는 교육생들이 자기소개를 마치고 약 1시간 반이 흘렀다.


"자 이제 반장을 뽑아야 하는데, 자원하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재차 물어보는 순간 쓱 손을 들었다.


그렇게 나만 손을 들었다.



처음으로 단톡방을 개설해 보고, 네이버 카페를 매니저로 개설했다.

여의도에서 수원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모든 학우분들의 연락처를 저장하여 일일이 연락을 돌렸다.


생전 처음으로 하는 반장에 적응하기도 전에, 모두 나를 반장님이라 칭하며 따르기 시작했다.


이 기분... 나쁘지 않아....

심지어 기분이 좋잖아???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ENTJ 일중독자였다.

웹소설을 쓰며 본업과 교육원까지 해야 할 일 태산이지만.

어떻게든 해낼 거라 믿는다.


20대 처음으로 반장이 된 소감은 이제 "송반장"으로 손 들 수 있어 행복하다.

좋아하는 이들과의 공통점은 언제나 행복한 것.

                     

한 번 열심히 활동해 보겠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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