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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나뵈뵈 Nov 06. 2024

부모님 전상서 8

-2024년 1월

사랑하는 부모님께,          


2024년 1월. 중국에서 맞는 마지막 해 1월에 부모님께 편지드립니다.      

작년 편지에 말씀드렸듯이, 저희의 12년 중국 생활을 마치고 2월 6일 귀국을 앞두고 있네요. 지난 주일에 한국 들어갔다가 오늘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어요.

귀국해서 저희 살 집에 필요한 것들 좀 챙기려고 다녀왔어요.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살았던 곳을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새로 생긴 아파트, 길, 상가 등 변화된 모습들... 그 가운데 여전히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분들...     

가전, 집수리 등등 실제적인 것을 챙기려고 갔긴 했는데, 중간중간 예전에 다녔던 장소, 거기 아직 계신 분들을 만나면서 ‘추억소환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제 곁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때 생활했던 곳, 이제는 그 아이들이 다 대학생이 되어 O서방이랑 저만 생활하게 될 곳...     


아이들 챙기는 수고로움은 없어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도 있지만, 여전히 ‘집’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에게, OO 집은 언제라도 올 수 있는 곳, 저희가 그곳에 있을 것을 인해 아이들이나 저희 부부 모두 ‘안정감’을 느낄 것 같아요.      


저희 한국 가 있는 동안 이동하는 데 사용하라고 시부모님이 차를 빌려주셨다가 어제 다시 가지러 오셔서 저녁 식사 같이 했는데, 그전에 늦게 먹은 점심, 바로 이어 먹은 붕어빵. 소화가 안 됐었는지,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 왕창 토했습니다. 토하고 나면, 기운도 없고 힘들더라고요. 돌아와서 부모님께 편지드려야지 하고 있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 한참을 잤어요. 저녁 때되니 마침내 기력이 회복되어 글을 씁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Grace는 미대 입시를 위해, 아빠가 태워 집에서 1시간씩 되는 거리를 오가며 미술 포트폴리오 작품을 완성하고... 여름방학엔 한국에 나와 친구 할머니댁에 머물면서 학원도 다니면서 입시를 마쳤어요.     

Timothy는 미국에서 5월에 졸업을 하고 돌아와 할아버지 댁에 머물면서 여러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7월에 대학원서를 지원했어요.

  

하반기에는 아이들 입시 결과가 나온 뒤로, 아이들도 저희도 심적으로 한가롭게 보냈습니다. 마지막 해라 그런지, 이곳 학교에서 보낸 시간들을 한 번 쭉 뒤돌아보게 되고...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O서방은 이 학교에서 10년을 보내면서, 특별히 사물놀이 동아리를 이끌며 수고한 흔적들을 돌아보며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손 편지로 작별인사를 고하고, 그 아이들의 답장에 담긴 감사하는 마음에 격려받으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우리 모두는 한 방면으로 기대와 설렘도 있지만, 또 한 방면으론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만날 것에 대한 약간의 긴장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염려하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계신 주님께서, ‘모든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빌 4:12)으로 넉넉히 감당하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한국에서의 새로운 학교 생활, 다시 함께하는 교회 생활... Timothy, Grace의 새로운 대학 생활, 서울에서의 생활, 교회 생활... David전역 전 마지막 남은 5개월...     

모든 은혜의 하나님께 저희를 맡기고, 매일 그분의 은혜를 누리며 주님의 다시 오심을 예비하며 생활하기 원합니다.     


큰언니네 손주가 태어나신 것 아시죠? 둘째 조카 아들. 임오복. 엄마가 춘천에 오셔서 David 안아봐 주신 것처럼, 오복이도 안고 웃어주시면 좋으련만...     


셋째 언니가 몸이 안 좋은 부분들이 좀 생기는 것 같은데, ‘힐링캠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건강하게 지내길 기도합니다.     

둘째 언니는 제가 한참을 잊어버리고 지낸 것 같아요. 그래도 큰언니, 셋째 언니가 항상 챙겨주고 계셔서 감사하고요. 이제 한국 들어가면, 한 번 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한 해 어떻게 보내셨어요? 안식 가운데 저희 위해 ‘중보기도’하시며 보내셨지요? 그 기도 덕분에, 저희가 한 해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을 하게 됩니다.     


저희 시부모님도 그 사이, 많이 기력이 약해지셨더라고요. 영은 여전히 강하지만... 자주 관심하여 돌봐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하고, 보고 싶어요!     

올 해는 한국에서, 종종 방문하고 인사드릴게요. 잘 계세요.     


2024년 1월 19일 (부모님 기일을 앞두고)

막내 mina(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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