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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젤라 Oct 28. 2024

십자가의 참된 영광을 따라

변화산에서 십자가까지, 예수님의 길을 배우다

마태복음 17장을 읽으며, 변화산에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예수님의 그 영광스러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산 위에서 해처럼 빛나는 얼굴과 눈처럼 희어진 옷자락! 변화산에서의 그 순간은 마치 하늘 보좌의 영광을 미리 보여주는 장면 같았다. 부활 승천 후 천하 만민을 다스리실 진정한 왕으로서의 예수님이셨다.

그 신령한 모습과 더불어 여러 정황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참된 왕이심을 확증해 준다.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하늘로부터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음성까지 들려왔으니 그 장면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지 짐작조차 어렵다.

그러나 변화산에서의 순간은 단지 예수님의 영광을 보여준 예고편에 불과했다. 예수님이 잠시 메시아로서의 본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이셨지만, 주님의 영광이 진정으로 드러나는 순간은 십자가에서의 고난과 죽음이었다. 하늘의 왕이신 예수님이 가장 낮은 자로 내려오셔서 인간의 죄와 고통을 직접 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건이야말로 참된 영광이자, 완전한 구속의 순간이었다.

십자가에서 겪으신 수치와 고통은 세상적 관점에서 보면 패배와 굴욕일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를 통해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다. 만왕의 왕으로서 모든 영광을 가지신 예수님이 자신의 영광을 내려놓고 고통을 선택하셨기에, 그 희생은 가장 높은 경지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그래서야말로 진정한 영광이 된 것이다.

변화산에서의 모습이 천상의 영광을 잠시 드러낸 순간이었다면, 십자가는 그 영광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적인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부활을 통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사랑과 구원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십자가의 영광은 예수님이 자신의 권위와 능력을 사용하여 우리를 구하신 것이 아니라, 고난을 선택하고 인간의 죄를 짊어지며 죽음을 마다하지 않으셨다는 데에 있다. 이로써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최고의 사랑과 구속의 표상이 되었고, 주님의 진정한 영광은 그 낮아짐 속에서 완전히 드러났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관점에서 영광을 이해하려는 오류에 빠지곤 한다. 높은 위치, 인정을 받는 일, 그리고 세상이 칭송하는 순간들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보여주신 영광은, 이 땅에서 예수님이 가셔야 할 십자가의 길 없이는 결코 완전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주님의 영광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변화산에서 보여주신 그 찬란한 순간뿐만 아니라, 십자가를 통한 순종과 희생의 길이 그 영광의 본질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내 삶의 소망과 목적이 이 땅의 영광을 좇는 것이 아닌,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르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영광에 이르는 데 있음을 늘 명심할 것이다. 변화산에서의 빛나는 순간도 아름답지만, 십자가에서 모든 고통을 감내하신 예수님의 그 겸손함과 사랑을 내 삶의 지표로 삼으려 한다. 내 삶의 작은 성취나 인정에 머무르지 않고, 십자가의 사랑과 희생 속에서 드러난 참된 영광을 내 삶의 목표로 삼으려 한다. 

이제부터 나는, 세상의 영광이 아닌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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