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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다은 Dec 24. 2024

내란의 잔재, 민주당과 시민의 역할

[에세이] 민주당의 단호한 결단, 시민의 네트워크 구축


내란의 안개는, 거친 바람에 흩어질 듯하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곁을 맴돈다. 더 큰 사태가 발발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시간은 유난히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이는 잔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월 4일 계엄령 해제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그리고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내란의 위기를 종식하기는커녕,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을 깊이 뿌렸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불안정한 진동 속에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관련자에 대한 법적 심판을 이끌 주체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들의 행보는 무딘 칼처럼 시민들의 기대에 닿지 못하고 있다. 단호함과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들을 겨누고 있다. 지금의 정세는 더 이상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 순간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행정적 대응이 아니라, 명확한 정의와 강력한 결단을 통해 잔재를 송두리째 뽑아낼 의지다.     


이런 와중에 국무총리의 농업 4법 및 국회 2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불길한 징후로 읽힌다. 그의 행보는 계엄에 일정 부분 관여한 태도와 맞물려, 내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의혹을 더할 뿐이다. 이는 법적 판단이 아니라, 내란의 상흔을 드러내는 명료한 상징이다. 시민들은 민주당이 진작에 그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라도 결단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또 한 번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실수를 범할 것이다.     


23일, 추운 밤과 경찰의 벽을 뚫고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전봉준 투쟁단. 사진=뉴스1


권한대행을 ‘요리할 수 있다’라는 민주당의 정무적 판단은 결과적으로 현실과 어긋난 오판으로 만들었다. 내란이라는 암흑의 흔적을 소멸하고 다시금 사회적 정의를 회복하려면, 지금이야말로 단호하고 신속한 대처가 절실한 시점이다. 역사는 머뭇거림 속에서 어그러진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은 근원을 뽑아내고, 더 이상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단한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유시민 작가는 12월 23일 칼럼(내란을 끝내는 현명한 방법)에서 민주당이 내란의 종식을 위한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 주장에 동조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국민투표와-민주당은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같은 직접민주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 지지부진한 태도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한다. 다른 이들은 법적 절차와 정치적 대립이 평행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시민의 자발적 행동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진정한 원동력이라고 평가한다.     


내란 당일 국회에서의 대치, 응원봉을 든 시민들의 집결, 남태령에서의 열렬한 연대는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가 단순히 정치인의 손에만 달려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몸과 마음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목소리는 내란의 어두운 그늘을 거둬내는 데 필수적인 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 행동은 단순 저항을 넘어선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의 참여와 헌신 위에서 꽃피운다는 진실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23일 남태령에 집결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투표와 같은 직접민주주의적 접근은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시민들에게 정치적 의사결정의 주체로 나설 기회를 제공하며, 내란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다만, 국민투표는 그 자체로 사회적 갈등을 재점화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추진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과정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또한, 시민의 자발적 연대를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 내란 당시 보여준 자발적 참여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장이 마련된다면 그 힘은 배가될 것이다. 지역별 집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의사소통 창구, 무엇보다도 시민의 요구를 정치적 의제로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한 방향성과 결단력이다. 내란의 상처를 봉합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내란 종식을 위한 법적, 정치적 절차를 과감히 추진해야 하며, 국무총리와 같은 권력자들의 책임을 묻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정의를 향한 길을 걸어야 할 때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결코 한 정당만의 몫이 아니다. 시민들은 권력을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연대와 참여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보여준 자발적 행동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내란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희망의 불빛이다.     


결국, 우리는 공통의 질문 앞에 서 있다. 정의로운 내일을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 답은 분명하다. 단호하고도 연대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는 여정에 나서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의 무대에서 남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흔적일 것이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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