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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탐구가 Apr 22. 2021

[직장미생] 당신은어떻게 그토록 강하십니까?

마음이약한 사람은묻고 싶습니다.


직장인 9년 차.

나름 단맛, 쓴맛, 짠맛, 신맛, 감칠맛. 맛이란 맛은 한 번씩 다 느껴본 것 같은데.

아직도 왜 어떤 맛에는 적응이 안 되는 걸까요?

오늘 직장에서, 장시간 동안 회의를 했습니다.

퇴근하고, 털레털레 걸어오는데, 기분이 참 안 좋더라고요.

무언가, 의기소침해지고, 화가 나기도 하고, 멍해지고 그런 느낌 아실지요.


분명히 여러 사람들하고, 회의만 오랜 시간하고 끝난 것 밖에 없는데, 무슨 이유일지 알아봐야 했습니다.

다시 한번 회의 시간을 복기해보면서, 제가 왜 이렇게 감정이 안 좋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말을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계속 끊었던 순간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이런저런 내용을 말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말을 끊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그 순간들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기분이 상했던 것 같습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그 상황에서 

"왜 말하고 있는데, 말을 끊으세요~" 하고 말을 했었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드는 것입니다.

분명히 그렇게 했으면, 좋게 말한다 했어도, 분위기는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았겠지요.

하지만, 불편했던 순간을 그냥 넘어감으로써 이렇게 불편한 감정이 지속되는 것이 힘이 드네요.


두 번째로, 회의를 하면서 말을 하는데, 제 스스로 논리적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주장을 펼치면서도, '아 무언가 빈약한데', 하는 생각들이 드니, 자신감이 줄어들고 의기소침해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준비를 철저하게 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서도, 마음이 불편했고, 이렇게 새벽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제 자신을 봅니다. 외형적으로는 산적 같이 덩치가 크고, 무섭게 보이는 저이지만, 마음이 이렇게 약한가 싶습니다. 오늘은 솔직히 자존감이 조금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분명히 제가 개선해 나가야 되는 부분입니다. 업무를 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을 견고히 하고, 왜 그 결정을 내리고 싶은지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하는 실력을 키워야겠습니다. 스스로를 반성하고, 더 잘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원인은 솔직히 앞으로도 저에게는 난제입니다. 위와 비슷한 상황처럼 순간적으로 타인의 상처 주는 말에 당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갑자기 불쾌한 말이 쑥 들어왔을 때, 당황해서 그 순간에 대응하지 못하고, 지나고 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후회한 제 자신을 보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분명히 그 상황에서 받아치며 불쾌함을 표현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성을 높이지 않고, 표정 또한 너그럽게 그것이 가능할지는 스스로도 의문입니다.

제가 만약 "왜 그렇게 말하세요!, 왜 그렇게 말을 끊으세요!" 하고 큰소리로 말해버린다면, 그 상황의 분위기는 얼어버리겠죠?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받아치듯 말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제 성격상 그게 잘 안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생각은, 앞으로 그런 일이 또 생긴다면 한번 담백하게 불쾌함을 표현해 보려 합니다.

잘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참는 게 능사는 아니겠지요.

'저 사람은 왜 저런 사소한 것에 고민하나' 싶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마음이 많이 여린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장 생활은 순간순간 왜 이렇게 힘든 일들이 많이 있습니까?


당신은 어떻게 그토록 강하십니까? 저도 참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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