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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언니 Oct 16. 2024

글을 보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글을 쓰는 드라마작가란

여느 중년층처럼 나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드라마 속 명대사는 시간이 지나도 가슴 속에 깊게 새겨질 때가 있다.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무엇, 단어를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쓰고 고치기를 무한반복하테다.


20대 때에 늦게나마 대학교생활을 지내던 시절이다.

전문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지망해 회사와 학교를 병행하던 시절이다.

아직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교수님이 있다.

시놉시스 수업을 담당하던 교수님이셨다.

늘 소녀처럼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고 오셨고

공연을 보고 오신 후에는 수업시간에 감상평을 풀어주시기 바쁘셨다.


수업과목 중 단연 시놉시스는 어려웠다.

자연스레 수필이나 소설처럼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연기자들이 내뱉는 대사로 전달해야 하는 드라마를 토대로

시놉시스를 완성시키는 시험을 치르겠다 발표하는 순간 머리속은

무엇을 표현해야할지 수많은 고민들로 순식간에 가득 채워졌다.

교수님은 또 과제를 내주시면 늘 학생들 앞에서 읽게 했다.

너무도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이 많아 내 작품을 읽을 때면 부끄러움이 밀려와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아직도 드라마를 보면서 억에 남기고 싶은 대사가 나오면 무조건 쓴다.

가슴을 누가 퍽 친듯이 아플때가 있다.

숨이 턱 막힌것 같은 먹먹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무조건 대사를 다시 한번 종이에 쓴다.

그러고는 그 대사를 곱씹고 또 곱씹어 본다.

언젠가는 나도 그 표현을 써먹어보리라 맘 먹을 때도 다반사다.

또 어떨 때는 명대사를 찾으러 귀의 감각을 예민하게 치켜세울 때도 있다.

그러다가 대사 한 마디를 발견한 순간이면 온 몸이 무언가로 감싸는 기분이 든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에게 숙제를 내준다. 너라면 저 부분에 무슨 대사를 쓰겠냐고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

내게는 어렵지만 부딪혀 보고 싶은 상대다.

글을 쓴다는 것...

내게는 잔잔한 행복이 물들여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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