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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견쟁이 아저씨 Oct 10. 2024

모모가 떠났다

13살 모모가 떠났다

2011년 가을 큰 아이가 입양한 몰티즈 모모다.

건강하게 우리 가족과 함께 한, 애교가 많지는 않았지만 귀여운 친구였다.

지난 7월 왼쪽 뒷다리 걸음걸이가 이상하고 아파해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갔더니, 디스크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게 되었다. 

기대와는 달리, 수술 후유증으로 양쪽 뒷다리를 완전히 못쓰게 되었다. 건강하게 회복시켜주고 싶었던 우리 가족의 기대가 무너지고, 힘들게 돌아다니는 모모의 모습에 우리 가족의 가슴이 무너졌다. 두 달 동안 병원 나들이와 함께, 아내와 둘째가 지극정성으로 먹이와 약을 챙겼지만, 모모는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시월 초하루 저녁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는 자연스레 감정이 격해지고 눈물이 났다. 하지만 생명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잡아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숨이 멎는 시간이 다가오자 모모는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잠자듯이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내 마음도 평온해졌다. 모모가 떠나는 전날 밤, 꿈 속에 잠시나마 건강한 모습으로 내게 나타났던 게 위로가 된다. 천국에 가서는 다시 건강하게 잘 지낼 것이라는 인사를 하러 온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렇게 모모와의 이별은 마무리되었다. 모모 사진이나 주변의 예쁜 강아지들이 주인과 함께 산보하는 모습을 보면, 모모의 건강했던 모습이 떠올라 모모가 그리워진다.

가족처럼 가까이서 사랑하고 돌보던 모모와의 이별은 나에게 가까운 이들과 이별하는 예행연습이 된 것 같다. 

본가와 처가에 90대 어른이 세 분 계신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시길 기대하지만 점차 기력이 약해지는 걸 본다.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장인께서는 우리의 결혼 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아직 어른들의 임종을 맞이해 본 적이 없다. 떠난다는 것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모모와의 이별과 부모님과의 이별을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큰일을 당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이 받아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모모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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