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날씨와 나

내 기분 마치 오늘의 날씨

by 로미

이 감정을 뭐라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딱히 뭐라 설명이 어렵지만 마음이 어지럽다.

머릿속이 전혀 정리되지 않고 마음이 복잡하고 온통 뒤죽박죽이다. 오늘은 이번 주 연재글 초고를 쓰려고 했는데, 단 한자도 쓸 수가 없다.



저녁이 벌써 찾아온 것만 같은 이 어둠 속 오전은 단연 천둥번개다. 번쩍번쩍 우르릉 쾅쾅. 거대한 반짝임과 집이 무너질 것 같은 큰 소리. 마치 내 마음 같다. 그렇게 시끄럽게 번쩍하더니 결국엔 정전이 찾아왔다. 후엔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졌다. 약간의 공포가 느껴지던 날씨.



퍼붓는 비를 본다. 지금 밖에 나가면 전쟁터일터. 그런데 단톡방에 동기들이 윗세오름에 간다고 한다. 이미 이 전쟁터 같은 날씨에 한라산에 간 사람도 있다고. 같은 제주도 속 다른 날씨. 그리고 또 다른 세상.



세상 속 다양한 감정과 어우러져보는 나.



오늘의 내 기분은 날씨에 맡겨보려 한다. 오 오후가 되니 해가 난다. 어제와 같이 오늘도 어김없이 무지개를 찾아본다. 아쉽게도 무지개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내 마음도 반짝 빛나는 해처럼 곧 개기를.



감정선이 평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다가도 또 내내 맑은 마음이면 나의 이 기쁨을 신나게 누려주는 내가 좋아질지도. 오늘의 이 어지러운 마음은 날씨에 잘 묶어 보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꺼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