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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애호가 Nov 09. 2024

맨스필드 파크 - 패트리샤 로제마

현대영화리뷰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에마"는 이미 헐리웃에서 여러차례 영화화 되었습니다만, 영국 BBC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나머지 소설도 거의 대부분 영화화 하였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에서 "에마"와 더불어 가장 분량이 긴 "맨스필드 파크"도 이미 몇 차례 영화화 되었고, 1999년에는 패트리샤 로제마 감독이 직접 대본을 작성하여 BBC에서 영화화 되었습니다.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에마"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인물간에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이벤트와 그에 따르는 풍부한 테스트가,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인 "맨스필드 파크"에는 어떻게 녹아있까요.


"맨스필드 파크"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버트럼 가문"의 거대한 "저택"의 이름입니다. 주인공인 "패니 프랜시스"는 가난에 찌들대로 찌든 집에서 이모가 있는 "맨스필드 파크"로 보내집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감당이 안되면 친척에게 자식을 의탁시키는 것이 흔했던것 같습니다. 이 거대한 저택 문앞에서 잔뜩 주눅들었던 주인공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으로 거듭나고, 다양한 인간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과 어릴때부터 같이 지낸 "에드먼드 버트럼"과의 결혼으로 작품을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보면 제인 오스틴이 쓴 신데렐라 스토리인데, 다만 "맨스필드 파크"는 작가의 다른 작품 보다는 다소 어둡습니다. 당시의 하층민의 힘든 생활도 보여주고, 흑인 노예의 학대에 적극적이었던 "버트럼 가문"의 가장 토머스, 그런 아버지의 숨겨진 추악함에 괴로워 하는 첫째아들과의 반목도 나오고, 이 가문을 방문한 크로포드 가문의 "헨리"와 "마리"라는 문제적 인물에게서 인간의 속물 근성을 드러내며,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방황하고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갈등도 전면에 드러납니다. 특히 아버지에 의한 흑인 노예의 학대를 스케치한 맏아들의 그림은 꽤 충격적입니다. 따라서 "맨스필드 파크"는 그동안 보아온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과는 다소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 신선함을 느끼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용이 워낙 풍부하다보니 그것을 모두 다 담아내지는 못하고 적당히 마무리 한 부분도 꽤 된다는 점 입니다. 그렇지만 음악도 무난하고, 특히 주연 "패니 프랜시스"를 연기하는 "프랜시스 오코너"의 연기가 흡입력이 꽤 높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대규모 자본으로 제작된 다른 제인 오스틴 영화만큼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방대한 텍스트를 2시간안에 충분히 요약하여 관객이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의 작품에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영화의 미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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