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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애호가 11시간전

듄 part1, part2 - 드니 빌뇌브

현대영화리뷰

이 영화는 1965년에 출간된, 미국의 SF 작가인 "프랭크 허버트"의 6권으로 구성된 대하 소설 "듄 연대기"의 제 1권 "듄"을 영화화 한 것 입니다. 원작이 1권만으로도 번역판 기준 9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이기 때문에 누가 각색을 하였으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영화가 있기 전인 1984년도에 발표한 데이빗 린치의 "듄"은 데이빗 린치가 각색한 것이고, 이번 "듄 1, 2"는 감독 드니 빌뇌브가 각색한 것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이 애초에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저술한게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영화화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그래서 결국 얼마나 원작에 가깝게 각색을 하고, 어느 정도 원작자가 요구한 이미지를 구현하였느냐가 중요합니다. 데이빗 린치의 작품이 흥행은 참패하였지만, 당시의 특수효과 기술로서는 나름 선방을 한 것이었고,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의 구현은 원작자도 감탄해 마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빗 린치의 작품은 세계관만 형성하였을 뿐, 각색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얘기를 덜어냈고, 마지막은 대충 얼버무린 감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SF영화의 귀재로 떠오른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는다고 하였을 때 영화계에서는 그 기대감이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어마어마한 걸작으로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켰습니다. 관객들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급의 영화가 나왔다고 하고, 그 말도 맞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데이빗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급의 걸작입니다. 상영시간 내내 펼쳐지는 아무것도 없는 장대한 모래 사막은 "로렌스"의 탁트인 사막과 같은 시각적 후련함을 줍니다. 또한 거대한 규모로 펼쳐지는 전투신도 "로렌스"와 "듄"은 서로 매우 닮았습니다. 그리고 모래 사막을 훑고 지나가는 모래 벌레 "샤이 훌루드"가 등장하는 시퀀스는 이제는 데이빗 린치의 1984 "듄"은 잊어도 되는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원작자가 살아있었다면 빌뇌브의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줬을 것입니다.


"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원작자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이 워낙 방대하고 엄청난 상상력의 산물이라 사전 지식이 없이 영화를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실제로 원작 소설에서도 이런 새로운 명칭이나 이름에 대하여 책의 말미에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 듄 : "스파이스"가 추출되는 모래 사막 행성 아라키스의 별칭.

- 스파이스 (멜란지) : 흡입하는 자에게 생명을 연장시키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물질. 흡입 후에 눈을 파란색으로 변화시키는 물질

- 베네 게세리트 : 여성으로 구성된 초능력자 집단으로 우주의 여러 가문에 자리를 잡고, 중요한 임무를 수행. 영화속의 백인 귀족 여성은 대부분 베네 게세리트.

- 아트레이데스 가문 : 황제에 대항하는 귀족 가문, 칼라단 행성 거주.

- 하코넨 가문 : 황제를 이용하여 주류 세력이 되려는 가문, 아라키스 행성 거주.

- 코리노 가문 : 황제 샤담 4세가 속한 가문.

- 프레멘 족 : 아라키스 행성의 원주민.

- 샤이 훌루드 : 아라키스 행성의 모래속 거대 벌레에 프레멘족이 붙인 이름.

- 리산 알 가입 : 프레멘족이 자신들의 메시아가 될 인물에게 붙인 이름.

- 퀴사츠 헤더락 : 베네 게세리트가 메시아에게 붙인 이름.


"듄"은 종교, 메시아, 정치 등이 혼합된 이야기이며, 영화는 정치와 종교가 혼합된 상태에서 태어난 "메시아"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그런 "메시아"의 등장은 옳은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드니 빌뇌브의 영화 1편에서는 주로 등장 인물 설정과 "리산 알 가입"이 될 운명의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아들 폴 아트레이데스"와 그의 어머니이자 베네 게세리트인 "레이디 제시카"가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공격으로 멸망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뒤로 하고 프레멘에 합류하기 까지의 이야기이고, 영화 2편은 프레멘에 합류한 "폴 아트레이데스"가 어떻게 자신의 능력으로 "리산 알 가입"이 되어 북아라키스의 프레멘족과 남아라키스의 근본주의족을 이용하여 황제를 굴복시키고 자신이 황제가 되는지의 이야기 입니다. 영화 2편은 새로운 황제를 인정하지 않는 은하계의 다른 귀족 가문과의 대규모 성전에 대한 암시로 끝나고, 이 성전이 3편에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미 2편에 "폴 아트레이데스"가 프레멘이 원하는 "리산 알 가입"을 넘어 베네 게세리트가 원하는 "퀴사츠 헤더락"이 될 가능성을 암시하고, 정말로 이런 "메시아"가 필요하고 우주의 리더 자격이 있는가에 대하여 의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1편도 시각적으로 놀랍지만, 2편은 시각적 효과에 더하여 극적인 대규모 전쟁신으로 훨씬 놀라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과연 드니 빌뇌브"라는 얘기 나올 정도의 경이적인 시각효과와 스크린 밖으로 힘이 뿜어져 나오는 군중신. 그리고 거대한 규모의 폭파장면등이 2027년에 상영될 3편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로 끌어올립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SF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마스터피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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